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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패션기업인들은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혹자는 어디론가 탈출해 버리고 싶다고 애기하는데 이
것은 정말 진실로 들린다.
요즘 패션업체들을 방문하면 여지없이 사장실에선 언성
높은 시비들이 오고가고 있음을 종종 목격 한다. 거래
업체들과 결재시기를 밀고 당기는 언쟁이라고 보면 1
백% 정확하다.
소비심리는 꽁꽁얼어 붙어 판매활동은 부진한데다 자금
순환은 어렵고 이대로 가다간 끝이 보인다는 회의감과
절망감이 중소패션인들을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아는 한 패션경영인은 직원들의 월급챙기고 세
금내고 나니 집에 생활비를 못 가져다 줄 형편이라든가
혹은 승용차기름값도 없는 빈털털이라는 반 농담섞인
하소연을 종종 한다.
이는 그 만큼의 어려움을 반영해 주는 것이다.
『오래동안 어려움을 참고 패션사업을 해 왔습니다. 자
부심도 있었고 열심히 했습니다. 요즘은 참기 힘들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물론 어려움은 참을 수있어요 그러나
회의가 생기는 것은 참기 힘듭니다. 이렇게 계속 쏟아
붓다가 더 이상 투자여력이 없을 때... 정말 끝이 보이
는것만 같습니다.』패션인들의 가슴 아픈 하소연이다.
지난주 취재차 들른 한 패션업체의 사장은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도저히 두통으로 참을수 없다는 것이 직원들의 설명인
데 머리 좀 식히고 오겠다는 것이 전부였단다. 어찌됐
든 이 심정이야 이루 헤아릴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이
절간이라도 들어가 한 며칠만이라도 잠 한숨자고 싶다
는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다. 꿈에서도 어음결재일이 다
가오고 판매부진의 매출고가 아른거리고 여기빼서 저기
막고 하는식의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악몽에 걱
정에 잠을 설친다고 한다. 심지어는『 내가 왜 패션업
을 하고 있나? 정리해 버리고 몇 년 쉬고싶다.』는 회
의와 극단의 결론을 내기도 한다.
이러한 하소연을 매일 접하는 기자들은 해면처럼 고민
들을 모두 흡수해 저녁이면 데스크에 앉아 마감을 앞둔
한숨만 쉰다. 기자들의 스트레스도 이미 과포화 상태다.
그러나 『일어나라! 패션인이여.』라고 외치고 싶다.
성장을 위한 과도기라고 모든 것을 버리기엔 너무 늦었
다고. 긴터널의 중간쯤에 와있노라고 자위하고 꿋꿋하
게 버텨달라고 위로하고 싶다. 새로운 2천년대의 도약
을 위해 더 잘할수 있다고 최면을 걸면서, 그러기위해
서 어디론가 며칠만 훌쩍 떠나 두통에 절은 머리를 식
히고 오십사하고.
<이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