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를 최 주사라 부릅니다”
“각하를 최 주사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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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씨, 故최규하 前대통령 일화 묶은 책서 밝혀
“모두들 각하를 ‘최주사’라고 부릅니다””뭐야, 최 주사?”

1980년 4월 12일 청와대 경내에서 최규하 전 대통령(사진)과 청와대 부속실에 소속된 권영민 비서관이 주고 받은 말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후 갑작스럽게 대통령직에 오른 최 전 대통령은 전두환 신군부가 사실상 권력을 장악하던 그 당시 국민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그래서 권 비서관에게 ‘솔직한 국민들 생각’을 주문했고 어렵게 말문을 연 권 비서관이 용기를 내 ‘최 주사’라는 듣기 거북한 말을 건넨 것이다.
국민들은 최 전 대통령을 신중하고 우유부단하다는 의미로 ‘최 주사’라고 불렀다. 신군부에 끌려다니지 말고 용기 있게 대처하라는 국민 열망도 담겨 있었다.

평소 온화한 최 전 대통령은 그날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당시 최 전 대통령 위상을 알 수 있는 일화도 있다. 전두환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는 결정적 사건인 12·12사태 당시 최 전 대통령 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은 총리 공관 내에 있으면서도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또 평소 최 전 대통령은 항상 “나같은 사람에게 누가 총을 겨누겠는가”라며 경호를 귀찮게 생각할 정도 였다.

이 같은 내용은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대사를 지내고 현재는 한·독 미디어대학원대학교(KGIT) 부총장으로 일하는 권영민 대사(62)가 펴낼 최규하 전 대통령과 부인 홍기 여사에 대한 일화를 묶은 책 ‘자네, 출세했네-내가 보아온 최규하 대통령과 홍기 여사’에 나와 있다.

권 대사는 “최규하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라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 전 대통령은 공직자로서는 엄정하고 청렴했으며, 외교관으로서는 당당하고 끈질겼고, 지도자로서는 근검하고 성실하게 일생을 선비로 살면서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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