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캐시경영’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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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을 대비해 달러 보유를 늘리고 불요불급한 투자는 중단하라.”
미국발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향후 투자환경마저 불확실해지자 국내 기업들이 현금 확보전에 나섰다. 달러 보유·자산 매각은 늘리고 돈이 들어가는 투자계획은 취소하는 등 ‘캐시(현금)경영’이 산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조선 등 수출 기업들은 벌어들인 달러화를 즉시 원화로 환전하기보다는 원화 가치 급락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전 시점을 늦추고 있다. 달러로 지출해야 하는 원자재 수입대금이 대폭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기업 인수나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 중인 기업들은 원화 가치 급락으로 인수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달러 확보에 훨씬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수출대금을 달러화 형태로 예금해 두거나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도 원활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 매각 등을 통해 달러 보유액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 LG 상사 등 종합상사들은 최근 달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이미 확보한 달러를 일정 기간 보유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롯데쇼핑은 이달 중순 경 3억 달러(약 3400억원)규모의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발행할 예정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업들은 또 투자계획을 잇따라 취소하는 한편 자산매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부품은 지난 1일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트라이비전디스플레이와 엔에스에이치 지분 취득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C&중공업도 같은 날 계열회사인 신우조선해양 보유 지분 28.67%를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 C&그룹 계열사인 C&우방랜드도 지난달 26일 보유 중인 C&우방과 C&한강랜드, C&조선해양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스페코는 지난 8월 미국 베어리드 컴퍼니 및 샌드스톤 홀딩스와 풍력 윈드타워 공장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결국 공장 인수를 포기했다. 반도체 등을 제조하는 유니퀘스트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홍콩현지 계열사인 사이텍테크놀로지 지분 560만주 전량을 201억여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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