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서울 패션 위크는 예년에 비해 자뭇 달랐다. 한국패션 세계화 기치에 ‘한국 패션 사업의 새로운 도약’이라는 어젠다가 더해졌다. ‘해외패션 교류 프로그램’ 도입이 그것. 올 첫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시아 출신 디자이너가 초청돼 관심을 모았다. 뉴욕패션위크에서 관심을 모았던 베트남 출신 디자이너 ‘튜이’와 런던 패션계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 디자이너 ‘스티브 제이&요니피’, 21세기 요지 야마모토라 불리는 ‘엘리 키시모토’, 인도의 듀오 디자이너 ‘라바쥬’ 등이다. 세계에서 주목받는 디자이너들의 화려한 무대는 국내 최고의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청경, 손대식, 이경민, 김선진이 함께 했다.
김희옥 기자 [email protected]
튜이(THUY)
‘신선함과 낙천적임, 진보’를 모티브로 자유롭고 여유로운 실루엣의 의상들을 선보였다. 컬러는 소프트 핑크, 바이올렛, 오렌지, 실버 등으로 밝고, 쉬폰, 실크와 같은 부드럽고 광택이 있는 소재를 사용했으며 음악도 경쾌했다.
스포츠 웨어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은 움직임과 비대칭, 그리고 유선형의 건축학적 요소을 배합, 시크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표현했다.
과장된 어깨나 남성 자켓의 형태의 접목으로 매니시하면서도 활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려냈다. 또 의상에 자주 등장했던 프릴이나 피날레의 옐로우 드레스는 여성의 우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티브 제이 앤 요니 피(Steave J&Yony P)
영국의 떠오르는 유망디자이너스타로 지목된 디자이너 스티브 제이와 영국 브랜드 키사(KISA)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요니 피는 2006년 ‘스티브J & 요니 P’를 런칭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꿈 속에서 막 나온 듯 동화적이고 사랑스러운 느낌. 인형, 리본 디테일 등 소녀적인 감성을, 패션쇼장에 매달린 나비 모형은 몽환적인 이미지를 나타냈다. 메탈 소재의 개더 스커트는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에 시크한 모던함을 더했다. 패션쇼 중간에는 발레리나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꿈을 꾸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라바쥬(Ravage)
인도 특유의 화려함을 드러내는 색상과 디테일을 파리의 우아함으로 재해석해 낸 인도의 듀오 디자이너 라슈러프와 니뚜굽타의 ‘라바쥬’.
‘미래를 향한 블루밍 로맨스’라는 테마로 로맨틱함과 퓨처리즘을 표현했다. 인도의 전통 자수, 패브릭을 활용한 작품은 세련된 디테일과 여성의 신체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실루엣으로 화려한 오리엔탈리즘을 보여줬다.
이국적인 패턴과 골드 컬러, 잘록한 허리라인을 강조한 실루엣 등으로 여성의 자연스러운 섹시미를 표현했고 나뭇잎, 꽃 등의 프린트로 에스닉한 정서를 부각시켰다.
엘리 키시모토(Eley Kishimoto)
프린트 디자인으로 유명한 ‘엘리 키시모토’의 마크 엘리와 와카코 키시모토는 1990년 런칭해 루이비통, 마크 제이콥스, 알렉산더 맥퀸, 질 샌더 등과 함께 일하면서 명성을 쌓아 왔다.
이번 패션쇼에서는 옐로우, 그린과 베이비 핑크, 블루 등 화사한 컬러가 사용됐다. 곡선을 강조한 디테일과 대비되는 색상으로 밝게 표현된 원피스는 심플한 라인으로 차분함을 더했다.
플라워 패턴과 체크 패턴이 사용됐으며 이외에 챙이 넓은 모자와 꽃으로 덮힌 머리장식, 화려한 프린트의 스타킹 등의 액세서리를 사용해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