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엘르강스 담은 ‘차별화 트렌드’ 인상적
지금 세계는 2008 춘하컬렉션 열기로 후끈하다. 도쿄, 뉴욕, 밀라노, 파리 등 세계의 패션도시를 연결하는 4대 컬렉션이 그것. 지난 8월 30일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한달 보름에 걸쳐 진행되는 컬렉션은 세계의 트렌드를 발산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의류패션업체의 관심 또한 각별하다. 세계 4대 컬렉션을 참관한 유덕제 본지논설위원이 트렌드를 조명했다.<편집자 주>
2008 춘하시즌의 개막을 알린 것은 작년에 이어 도쿄였다.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린 도쿄 일본패션위크(JFW)에 참가한 약 40개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9월 말까지 48개 브랜드가 신작을 발표했다.
세계발신을 목표로 한지 2년. 롯뽄기의 도쿄 미드 타운(일본에서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빌딩)을 메인 회장으로, 도쿄만의 팝스러운 감각이나 젊고 활기찬 엘레강스함을 제안했고 운영방식을 포함, 매우 알차게 진행했다.
특히 도쿄의 유망 디자이너 배출을 목표로 한 전시회와 ‘유럽에서 만난 신인’및 유니클로의 가을·겨울의 신작 쇼도 같이 열려 주목을 받았다. 파리나 밀라노의 컬렉션과 차별화된 특색을 갖게 하려는 흐름은, 3개의 방향으로 좁혀진 듯 하다.
첫 번째로는 애니메이션이나 음악 등 영 컬쳐에서 탄생된 캐주얼한 도쿄 팝스 스타일이다. 때로는 ‘오타쿠’족이라고도 불리지만, 글로벌화의 세례를 받아 인터내셔널한 감각으로 재탄생했다.
밖에서 본 ‘도쿄스러움’을 플레이플하게 만든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도 첫 날에 쇼를 연 ‘멜시보꾸’는 산리오나 세일러문 등 팬시한 이미지를 넣으면서 강조를 억제해 깔끔하게 정리,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보여주었다.
데뷔 2년차인 ‘네넷트’도 ‘기모가와이이(징그러우면서도 귀여운)’의 테이스트를 표현하면서 수작업이 많이 들어간 아프리카풍의 민족 스타일을 내놓았다.
유럽에서도 잘 알려진 고딕로리의 브랜드, H 나오또의 참가, 갓츠 다이나마이트 캬바레즈에 의한 게이 컬쳐를 표현한 작품들은 도쿄만의 독자적인 새로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엘레강스한 동시에 젊고 활기찬 ‘모던 클로즈’다. 이러한 부류는 유럽과 미국의 컬렉션에서는 그다지 볼 수 없는 옷이다.
심플하고 화려한 허니문 수트를 선보인 ‘시어터 프로덕츠’나 샤프한 리조트 스타일의 ‘유쥬’, 남국의 꽃무늬를 모던하게 그린 ‘드레스 캠프’가 인상 깊었다. 이 타입에서는 베테랑군들이 역작들을 선보였다. 벚꽃 색의 드레스를 대표작품으로 16년만에 쇼를 개최한 ‘요시다 히로미’는 “나는 이제 나이가 어른 이상이 되었지만 어른에서 멈춘 옷을 만들고 싶다”고 웃으며 코멘트했다.
회춘 지향적인 면이나 유로의 상승 등을 배경으로 도쿄 엘레강스에 부는 활기찬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세 번째로는 일본 국내의 우수한 소재기술을 충분히 살리는 방향이다. ‘도기 시노야끼’의 소박한 질감이나 색·무늬를 소재에 재현한 ‘마또후’, 공업기술을 이용한 무봉제 니트로 타투 무늬의 에스닉 수트를 선보인 ‘소마르타’의 작품들은 매우 박력있었다.
눈에 띄는 트렌드로는 색과 무늬의 복귀다. 옷의 모양과 균형을 중사한 깔끔하고 로맨틱한 색의 쓰임을 보여준 브랜드가 많았으며 가벼운 코트에 프린트 무늬의 드레스를 스타일링하거나 에스닉한 스타일도 눈에 띄었다.
일본 정부가 주최한 JFW는 단기집중의 개최 정착과 함께 운영 또한 한결 안정적인 면을 보였다.
그러나 다리가 되는 도쿄 컬렉션 (CFD Tokyo)은 세계의 중요도시 그 어느 곳보다 빠른 개최를 겨냥한 탓에 미처 준비를 못한 일부 브랜드들이 JFW에서는 빠지고 10월에 개최하는 아쉬움을 주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동시 개최를 계획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재트로의 초대로 일본을 방문한 영국인 기자 롭 영씨는 “도쿄는 물류나 엑세스하기에 불편하고, 인종이나 스타일의 다양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하면서 “파리나 밀라노를 따라가려는 것보다는 자체의 젊은 디자이너들을 배출시키고, 아시아 패션의 중심지를 목표로 하는 것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매년 와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2008 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