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김과 주름’ 예술로 승화
살아있는 조각품 ‘플리츠 플리즈’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는 1939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타마 예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졸업 후 파리에서 1년간 패션을 공부했고 1966년 기라로쉬에서 2년간 활동 후 지방시 디자인을 돕기도 했다. 1970년 도쿄에 ‘미야케 디자인 스튜디오’ 를 오픈했으며 1971년에는 도쿄와 뉴욕에서 첫 번째 컬렉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1973년부터는 파리로 무대를 옮겨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금까지 프레타포르테에 참가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미야케를 유명하게 했던 것은 ‘플리츠 플리즈’ 라인이었다. 수많은 주름의 이 옷은 기모노의 공간의 여유를 살린 동양적 소재와 서양의 첨단 기술이 빚어낸 혁신적인 디자인이었으며 살아있는 조각품이라고 불려졌다. 또 사이즈가 필요 없는 유동성으로 몸의 자유를 주었다. 수많은 사람들은 이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만족하는 의상을 선택했고 1997년까지 68만벌의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체에 맞추는 옷의 형태를 거부하고 의상이 몸에 맞춰지는 플리츠소재는 이세이 미야케를 일본 최고를 넘어 세계적 디자이너로 만들어주었다.
구김과 플리츠의 美
이세이미야케는 은빛 광택소재의 캐주얼 정장 남녀 착장으로 컬렉션을 시작했다. 살짝 구겨진듯한 소재와 딱 맞지 않게 재단된 핏은 투명한 소재의 액세서리들과 함께 코디했다. 이어 겹겹의 오간자 소재는 수묵의 농담처럼 은은했고 화이트코트와 매치하기도 하며 동양적인 평화로움을 느끼게 했다. 이번에도 빼놓을 수 없는 플리츠 소재는 고대 그리스의 시스루와 같이 자연스러운 핏을 연출했다. 조각보같은 천과 천의 이음으로 구조적이며 기하학적인 의상과 여기저기의 수많은 주름으로 축소, 팽창을 반복한 원피스가 대거 선보였고 이 기법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제시했다. 주목해야할 점은 거의 절개를 쓰지 않고 한 장의 천으로 구김과 주름을 이용해 하나의 의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람의 옆얼굴과 같은 형상의 커다랗게 부풀린 모자를 얼굴에 뒤집어 쓴 독특한 연출도 시도했다.
/김희옥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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