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디자이너의 세 번째 시즌 테마는 ‘공존(Coexistence)’. 가상의 선으로 지구와 우주를 이어주는 공존의 매개체, 별자리의 경계선을 들여다 본다는 발상으로 시작됐다. 별자리에 등장하는 목동 ‘견우’와 18세기 프랑수아 부세의 ‘잠든 양치기’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이 신비스럽게 표현됐다.
판타지과 현실의 공존에 대한 경계선을 표현하기 위해 바람에 일렁이는 소재와 형태를 구축할 단단한 소재를 믹스해 각각의 특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또한 의상에는 지구의 자연에서 풀어낸 패턴과 우주의 기하학적 패턴을 더했고, 하늘의 블루, 구름의 화이트, 밤의 블랙과 그레이, 별의 핑크의 색상이 쓰였다.
쇼의 연출은 견우가 직녀를 만나기 위한 애틋한 하루를 표현했고, 엠블랙 미르, 지오, 승호, 배우 이상엽 등이 참석했다. 천둥은 직접 런웨이 모델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 이재호 디자이너 인터뷰 아웃도어 기능성 접목한 록시크
이재호 디자이너는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를 거친 이색적 경력을 갖고 있다. 컬럼비아, 라푸마 디자인을 실장을 지내고 2011년 자신의 브랜드 ‘jayho HOMME D’ESPRIT’을 런칭했다. ‘HOMME D’ESPRIT(옴데스프릿)’은 프랑스어로 재치와 기지가 있는 사람을 의미하며, 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디자인과 기능으로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첫 컬렉션부터 트랜스포머 디자인을 보여주는 등 기성 브랜드 못지않은 기능성과 제품력이 돋보였다. 이번 2013 S/S에는 그간 보여줬던 모노톤에 클린하고 감성적인 컬러를 더해 눈길을 끌었다. 하늘을 표현한 블루와 화이트, 별을 나타낸 핑크에 다양한 패턴 프린트까지 더해져 한층 풍부한 컬렉션이 완성됐다.
이재호 씨는 “내년 춘계 패션위크가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통해 선보일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인 만큼, 앞서 신진 이상의 감각과 완성도를 보여주고자 했다”며 “파리 혹은 피렌체 등 향후 해외 시장 거점으로 삼을 마켓과 전시 참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세컨 레이블의 인지도 및 유통 확장에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2 F/W부터 세컨 레이블 ‘제이세컨(j*2)’을 런칭해 매 시즌 컨셉을 이어가면서 컬렉션에서 선보이지 못한 저지류를 합리적 가격에 제안한다. 현재 에이랜드 3개점과 청담 플로우, 신사동 씨에클 등 국내 유통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