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춤’은 우리민족 정서의 발현
암각화 도식에 최복호식 컬러 입혀 ‘新샤머니즘’ 표출
“삶과 죽음의 마지막은 ‘꽃상여’처럼 강렬해야”
“제 나이가 이제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죠. 이번 컬렉션에서는 디자이너로서 생과 사의 문제를 민족적 정서인 ‘흥과 한’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화려한 컬러를 버무려 ‘축제’로 풀어냈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죽음’을 또 다른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꽃상여’처럼 화려하고도 강렬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컬러는 오로지 내 것이죠. 작가의 소울(soul)과 힘이 느껴지게 하는 것은 나 만의 색채를 입힐 때 시너지를 내는 겁니다.”
예전의 최복호 디자이너 컬렉션이 화가들의 작품을 프린트해 의상에 접목했다면 이번엔 화가가 독특한 형태로 도식화해 그린 암각화에 그가 직접 색채를 입혔다. “우리 민족의 토속적 문양을 답습하는 것 보다 암각화의 도식을 끌어내 최복호식의 ‘신 샤머니즘’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의상은 제 안의 열정을 아끼고 추려내 압축한 것입니다.” 이렇게 완성한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신들의 춤’이다. 주술적 상징성으로 생존의 안락과 기원을 나타내는 추상적 모티브의 발현이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지난 뉴욕 컨셉코리아의 무대에서도 ‘신들의 춤’을 무대에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번 컬렉션은 미처 다 쏟아내지 못했던 자신의 속내와 절제하고 싶었던 라인들을 ‘더하기와 빼기’를 통해 완성했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뉴욕 컨셉코리아를 다녀 온 뒤 우리민족의 정서(흥과 한)를 세계화할 수 있고 젊은 디자이너와도 조율과 융합을 통해 하나의 ‘울림’을 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라고 지난 뉴욕 무대의 여운을 전했다. 디자이너 최복호는 “대구컬렉션이 25회째를 맞아 명실상부한 지역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들이 깨어있어야 하며 성숙된 패션문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기성들이 성숙된 문화토대를 구축하고 톡톡 튀는 새로운 감각을 가진 똑똑한 후배들이 등장해 함께 ‘신명’난 한 판을 크게 벌일 그 날을 기대한다고.
“대구컬렉션은 지역대표 행사로 거듭날 수 있어요. 좀더 문을 열고 개방해 한강 이남의 패션문화와 융합해야 합니다” 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3월 28일 서울컬렉션을 남겨 놓은 최복호씨는 “열정이 지나치면 안될 듯하고 좀 더 절제된 무대를 완성할 것입니다”라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