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살자’…100년 충남섬유로 가는 오너의 투명 경영철학
매출 15% 연구개발비 과감투자 후가공 기술 확립 수출 도약 발판
매출 15% 연구개발비 과감투자 후가공 기술 확립 수출 도약 발판
동대문은 3만5000여개 상점에 15만 여명의 상인들이 일하는 곳이다. 하루 이 지역을 오가는 인구만 100만명이 넘는다. 쇼핑몰, 원단, 부자재 등 패션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밀집한 그야말로 패션의 허브다. 이곳에서 ‘패션이 나를 버릴 지언정, 나는 패션을 버리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즐겁게 일하는 사람. 그가 진영식 충남섬유 대표다. 패션 원단시장에서 31년의 잔뼈가 굵은 회사다.
‘잘먹고, 잘살자’ 는 경영이념 아래 100년 충남섬유를 위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는 진 대표는 투명한 기업을 표방한다. 충남섬유에는 2주에 한번 이마트에서 냉장고를 채울 음식들이 배달돼 온다. 직원들이 먹고싶은 것을 미리 요청한다. 박해석 충남섬유 차장은 “직원들이 풍족하게 먹다보니 살이 찐다”며 “늦게까지 일을 하다보면 삼시 세끼를 챙겨먹게 된다”고 말했다.“직원들을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는 것이 내 역할입니다. 저는 종합 디렉터로 진두지휘하는 사람입니다. 아울러 세금을 제대로 내는 투명한 기업으로 충남섬유를 키우겠습니다.” 충남섬유에는 진영식 대표가 시대 흐름을 알 수 있는 칼럼을 올리는 ‘지식경영’ 게시판이 있다. 월요일 마다 팀장급 직원들이 칼럼으로 주간회의를 한다. 팀장들은 직원들과 다시 공유하고 서로 댓글을 달면서 임원과 일반직원들이 소통한다. “중소업체가 직원들을 키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식경영’ 게시판은 직원들 리더십을 키우는 장입니다. 매년 회사가 커지면서 일반 직원들이 몇 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일정 직급으로 올라 가는데 그 역할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직원 개개인의 능률을 올리기 위한 교육에도 힘을 쏟는다. 여기에는 잘먹고 잘 살게 하기 위한 진 대표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충남섬유의 성공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1990년 중반에 ‘오감만족’ 편집매장을 부평과 안양에 냈다가 실패했다. 충남섬유는 살려냈지만 일본을 시작으로 로컬로 미국 등 해외 무역을 시작했다가 또 큰 손해를 봤다.진 대표는 “사업을 키우고 싶다는 욕심으로 돈을 쫓다보니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를 딛고 일어나 2004년 원단 연구 개발과 함께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처럼 도소매업에 열중했다. 진영식 대표는 “돈을 많이 벌었느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힘들지만 패션에 대한 꿈과 열정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며 “29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의 초심을 간직하며 일한다”고 강조했다.진 대표는 책상에 ‘자기보다 현명한 인재를 모아들이고자 노력했던 사나이 여기 잠들다’라는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전 회장의 묘비명을 적어놓았다. 인재제일로 사람을 중시하는 이병철 회장이 자신의 멘토이기 때문이다. “충남섬유 직원들 모두 나보다 더 일을 잘합니다. 그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일하기 위해 뛰어난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충남섬유는 올해 온라인 시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를 타겟으로 온라인 브랜드를 런칭해 알리바바와 G마켓, 11번가에 마켓을 열 계획이다. 내년 초 포천에 1만909㎡(3300평) 규모 통합 물류기지가 문을 열 예정이다. 그는 패션에 대한 가치와 더 큰 꿈과 열정을 쏟기 위해 올해 서울대 패션산업 최고경영자 과정에 입학했다. ‘패션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열정을 본 원우들이 패션산업 최고경영자 과정 15기 회장으로 뽑았다. 진 대표는 “원우들이 소통하고 협력해 실리 위주로 운영되는 15기가 되길 바란다”며 “김시중 한국섬유신문 회장께는 고문 역할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15기에는 유통컨설팅, 소재개발, 패션산업, 해외무역, 연구개발 등 부문별 간사단이 구성됐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