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상승·수출감소·오더쏠림 ‘3重苦’
베트남 TPP가입 악재에 근로자 해고 등 극약처방
인도네시아 진출 한인 봉제 임가공업계가 최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對美 수출 감소 기조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대형 벤더 위주의 오더 쏠림 현상이 심해져 중소 임가공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노동 정책 영향으로 최저 인건비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반면, 루피아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에서 대부분 수입하는 섬유류 원부자재 가격은 치솟고 있어 봉제 업체들은 급기야 근로자를 해고하는 극약 처방까지 동원하고 있다.
실제 인도네시아의 주력 수출국인 對美 의류 수출은 작년까지 2년 연속 2~3%대 하락하고 있어 현지에서는 정부 당국에 신속한 대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코트라(KOTRA)가 인도네시아 섬유협회(API)의 정부 보고서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올 1~5월 사이 서부자바주 반둥에 산재한 120개 섬유제조업체는 6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해고하고 조업시간을 주당 7일에서 3일로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API 아데 수드라잣 회장은 인도네시아 정부에 이슬람 금식기간인 라마단과 금식 이후 최대 명절인 르바란을 앞두고 사롱(허리에 두르는 천)을 대량으로 매입해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통의류 대량구입, 전기료 인하 등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베트남의 TPP 가입도 인도네시아로서는 악재다. 베트남 역시 높은 임금 상승으로 업체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TPP가 발효될 경우 현재 17~32%에 이르는 미국의 수입 관세가 완전 철폐돼 비용 부담을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공장 문을 닫기 조차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현지 모 업체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노동법규는 친노동자 성향이 강해 인력 운용을 잘못하면 폭탄이 된다”며 “강력한 퇴직금 제도 때문에 사실상 일감 없는 공장들이 직원들 해고를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봉제협회 총회 및 해외진출 전략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정성헌 과장은 “현지 진출한 업체들은 임가공료는 오르지 않는 반면 인건비는 매년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생산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이 공동 주관한 이 행사는 최근 현지 투자환경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진출 봉제기업들의 경영전략 수립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재 인도네시아 봉제기업협의회 총회와 함께 열렸다.
현지 진출 기업을 위한 세무·노무 이슈와 미국·유럽 섬유시장 현황, 베트남 투자 환경 및 TPP가 현지 섬유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코트라는 “현지 진출을 고려하는 우리 기업들은 어려워지는 업계 현황에 유의해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TPP 체결에 따른 아세안 국가들간 투자환경 변화에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TPP가입 악재에 근로자 해고 등 극약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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