某 브랜드는 최근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재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브랜드 정체성과 방향성 재확립이 목표란다. 또 다른 某 브랜드는 큰 날개를 접었다. 자켓 한 피스만 해도 수백 만 원을 호가하며, 브랜드 명성을 떨칠 때가 언제 있었냐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몇 년 사이 국내 여성캐릭터 브랜드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브랜드 중단의 시점만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돈다.
휠라코리아는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부사장으로 제일모직 출신의 정구호씨를 영입했다. 국내 사업부문에 CD 체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조직이 정체됐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도 보인다. 없었던 CD 체제를 만들고 그 자리에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는 것은 변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패션시장에서 조닝은 달라도 모든 브랜드는 브랜드 충성도, 로열티가 승패를 좌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국내 여성 캐릭터 브랜드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하는 우려 섞인 비판이 나온다. 한섬 ‘마인’ ‘타임’을 비롯 SK네트웍스 ‘오브제’ 제일모직 ‘구호’‘르베이지’ 시선인터내셔날 ‘미샤’ 등 손에 꼽힐 정도다. 그나마 있던 ‘모그’는 지난해 LF의 비효율 브랜드 중단 일환으로 사라졌다. 국내패션시장은 많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새롭게 발전한다. SPA가 정착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유행상품을 쉽게 구매하게 됐다. 캐릭터 시장은 축소와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대신 거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이 가세하고 있다. 최고급 해외 브랜드들도 최대시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캐릭터 브랜드라는 값비싼 이미지를 사들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선 중국 이젠 한국의 이미지를 산다 조닝다르나 브랜드 로열티 승패좌우 캐릭터 여성복 브랜드 중단보다 이제 새 전략 세워야 할 때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 이미지 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 기업에서 인적 자원 다음으로 가치가 높은 무형자산이 바로 브랜드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사는 것보다 브랜드를 사들인다. 브랜드 관계자들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한 번 로열티가 생성된 고객은 계속해서 그 브랜드를 구입할 확률이 높다. 강력한 브랜드 소유 기업은 경쟁자에 대한 지속적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가격 우위성과 높은 마진을 실현한다.
그러나 때로는 강력한 브랜드의 소유는 브랜드 확장의 욕망을 제공하기도 한다. 브랜드 확장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해칠 수 있다. 우리나라 캐릭터 브랜드들은 이러한 확장에 대한 유혹을 떨쳐내지 못했다. 아울렛 유통이었다. 정상 매장 수 보다 아울렛 유통 매장 수가 더 늘어 났다. 소비자들은 정상가격에 대한 신뢰를 잃기 시작하고, 로열티는 하락으로 직행했다. ‘모그’역시 이 전략에 가장 빠른 희생양이 되면서, 브랜드 중단의 직격탄이 된 것이다. 이는 브랜드 하나의 중단일수 있지만 블루오션을 눈앞에 두었다면 분명 소탐대실이며, 패자의 뒤안길로 이끌었다.‘구호’에 정구호가 없을 수도 있다. ‘오브제’에 강진영 디자이너가 없어도 된다. 하지만 브랜드 로열티,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내야 살 수 있다. 어려울수록 인내는 감내하는 자의 몫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브랜드 관리, 브랜드 시스템은 브랜드의 생성과 성장, 쇠퇴와 소멸을 걷는다. 브랜드는 제품의 품질 디자인 완성도 여부에서 독점적인 브랜드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약속한 것을 어긴다면 소비자는 그 브랜드로부터 즉각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휠라 정구호 부사장은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나와 현지에서 독립 디자이너 활동, 쌈지 CD겸 대표, F&F를 거쳐 제일모직 CD 겸 전무로, 재직 당시 구호를 런칭했다. 최근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휠라는 외형 성장 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정통스포츠인지 스타일리시한 스포츠웨어인지 큰 맥부터 방향 설정을 하고 상품 디자인·마케팅 등 순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금 우리는 자업자득(自業自得),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비판에만 열중 할 때가 아니다.
글로벌 시장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인내력, 시간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브랜드 로열티 전략 재점검을 통해 재도약에 나서자. 휠라의 판단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