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가을·겨울 시즌 남성복 키워드는 ‘어반 유틸리테리언’으로 정의할 수 있다. 남다른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줄 아이템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하나의 아이템으로 다양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는 실용적인 상품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 삼성패션연구소 최영진 책임연구원은 “도시적인 감성과 아웃도어 기능성을 모두 갖춘 아이템과 스타일링이 중요해지고, 울과 코튼, 스웨이드 등 천연소재를 기술적으로 적용한 상품이 눈길을 끌 것”이라며 “이번 시즌부터는 고기능성 하이테크 소재는 물론 기능성 아웃도어 봉제기술을 적용한 만능 상품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복, 과학을 입다
지난해 남성복이 스트레치 정도의 기능성을 강조했다면, 올 시즌에는 발수는 물론 방풍, 발열 기능까지 제공하는 진화된 상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특히 보온성과 활동성, 편의성까지 두루 갖추는 리버서블 형태와 탈부착, 레이어드 스타일 등 TPO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품들의 조화가 주를 이룰 예정이다.

제일모직의 갤럭시는 고기능 하이테크 소재와 기능성 아웃도어의 봉제기술을 접목한 사르토리알 테크 라인을 출시했다. 발수와 방풍은 물론 투습 기능까지 가미해 현대인의 생활환경에 최적화됐다. 울 소재의 고급스러움과 아웃도어 기능성으로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빨질레리는 포멀한 감성과 고기능 봉제기법, 차별화된 스포티즘을 강조한 아방 크래프트 라인을 출시했다.
봉제선 없이 다운을 봉제해 깃털이 새어나오는 것을 방지한 웰딩 기법과 완벽한 방수 봉제 심실링 기법을 동시적용했다. 따뜻한 공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물과 바람 유입을 차단하는 똑똑한 제품이다.

수트 제품 또한 써모라이트와 발열 안감 소재로 보온에 신경썼다. 팬츠류는 양쪽 옆에 사이즈 조절을 할 수 있는 일래스틱 밴드를 부착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도록 출시했다. 갤럭시 이현정 디자인실장은 “현대적인 코드와 재해석된 클래식 무드를 기반으로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기능적인 혜택을 주는 상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 길어지고 넉넉해졌다
이번 겨울이 작년만큼이나 춥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면서 보온성은 높이되 얇고 가벼운 코트가 대세가 됐다. 넉넉한 오버코트를 중심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퍼 라이닝(모피의 안감을 덧댄 것)형태 아우터가 새롭게 등장했다.

갤럭시는 코쿤스타일로 둥글고 소프트한 어깨를 강조했다. 부자재를 경량화해 부드럽고 맵시있는 실루엣을 강조했다. 자카드와 울, 캐시미어, 실크 등 혼방 소재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렸다.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오버사이즈 코트에 클래식한 라펠과 볼륨감을 더한 제품도 새롭게 출시됐다. 로가디스 이하나 디자인실장은 “날씨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아이템이 증가하고 있다”며 “네이비와 차콜그레이 색상 오버사이즈 코트와 퍼, 다운 상품을 매치한 레이어드 스타일을 다양하게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레더에 주목하라
부드러운 촉감과 텍스처가 중요해지면서 레더, 시어링, 스웨이드, 울 등 프리미엄 소재가 각광받고 있다. 빨질레리는 램 스웨이드 소재를 썼다. 부드러운 남성미는 물론 오렌지, 옐로우, 브라운, 버건디 같은 포인트 컬러를 활용해 자켓, 사파리, 코트를 내놨다.

램 스웨이드 자켓은 가볍고 편안한 감성이 특징이다. 제품 내부에 패턴 프린트로 디자인 차별화를 노렸다.
빨질레리 윤재원 디자인 실장은 “도시와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유틸리티 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급스러운 컬러와 경량감 있는 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츠는 짧게, 부츠 급부상
지난 시즌 크롭 팬츠와 테이퍼드 팬츠, 조거 팬츠 등 짧은 기장과 스포티한 감성의 하의류가 인기를 끌었다.
이번 시즌엔 그 여세를 이어받아 바지 밑단 모양까지 조절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지퍼와 버튼 등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실루엣과 디자인을 만들도록 한 것.

특히 팬츠와 세트로 불리던 벨트가 사라지고 허리밴드나 스트링으로 옷을 여밀 수 있는 디자인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워크웨어 스타일이 트렌드로 지속되면서 급부상한 데저트 부츠는 남성복의 메인 액세서리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밀리터리 감성과 클래식한 신사의 매력이 공존한다는 게 매력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