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800억 규모 동대문 패션 허브 사업 추진
전국 각 지역 섬유업종 특화 ‘컨트롤타워’ 필요
-국내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특히 여야를 떠난 초당적 협력이 돋보였는데.
“국회 와서 가장 비중을 둔 분야가 섬유패션산업이다. 2012년 국회에 들어와 한국패션산업그린포럼을 만들고 국정감사와 각종 세미나, 포럼 활동을 통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료 의원님들과는 동대문, 창신동 같은 현장 방문을 통해 국내 섬유의류 산업 종사자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야뿐 아니라 산업부 및 여타 상임위 소속 의원님들도 많이 공감하고 도움을 줬다.”
-가장 큰 성과로 일명 ‘전순옥 법’으로 불리는 ‘도시형소공인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엔 패션제조업(봉제)을 바라보고 시작했다. 처음부터 한국법학연구회와 중소기업중앙회 같은 곳을 통해 전문적인 검토를 거쳤다. 입법 과정에서 패션제조업 소공인들을 중심으로 연합회와 협의체를 만들었는데 나중에는 대상이 넓어지면서 최종적으로 19개 제조업까지 크게 확산됐다.
-새로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민(民)·관(官)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제도 발전을 위한 민과 관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보나.
“전국 25개 특화지원센터를 대부분 방문하고 현장의 소리도 들었다. 현장에서는 실제 자신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 지원을 원하더라. 이들이 센터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정책을 운영하는 공무원들은 당사자가 아니니 현장을 잘 모르고 행정을 위한 행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는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한국 섬유패션산업은 봉제뿐만 아니라 직물에서 면방, 화섬까지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되는 시점이다.
“전국에 분포해 있는 섬유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분석해서 지역 특색에 맞는 업종을 골고루 발전시켜야 한다. 대구는 섬유 소재, DTP 프린팅이나 염색은 양주(경기북부), 실크는 진주 이런식으로 그 지역에 맞는 산업을 특화시켜야 한다.
-컨트롤 타워라면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있지 않나.
“섬유 단체들은 소속 회원사나 해당 업종 이익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 전국에 산재한 지역 특화형 섬유 산업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서로를 융복합시켜야 하는데 역할이 미흡하다고 본다. 전체 지형을 보고 종합적인 설계 아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성기학 회장에게 선진 봉제 기술과 공장 운영 노하우를 한국에 적용시켜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
“영원무역의 베트남 공장을 가보고 깜짝 놀랐다. 대형 공장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한국에도 쉘(모듈) 방식을 도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생산라인과 기술을 혁신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소공인들의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6시그마(six sigma) 전략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LG와 협력해 봉제공장의 롤 모델을 만드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임기가 다 끝나간다. 내년 4월 총선 출마 계획은?
“지역구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지금은 비례대표라서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껏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지역구 의원은 해당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 섬유 산업 관련 정책을 연구·개발하고 이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면 섬유패션, 의류봉제가 밀집한 지역에 나가야 하지 않겠나. 정치는 약자를 대변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약계층 종사자들 이야기를 들어 법안을 만들고 정부에 건의하는,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치다.”
전순옥 의원은 봉제산업에 종사하는 소공인들이 기본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시설이나 생산 시스템 혁신도 중요하지만 현장 정리정돈 같은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기초적인 부분부터 바꿔 나가면 코스트가 다운돼 경쟁력이 살아난다고 했다. 공장 정리정돈이 잘 되면 쓰고 난 원부자재나 도구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생산성이 오른다는 것이다. 이날 전 의원은 인터뷰가 끝나고 을지로에서 인쇄업종 소공인들 미팅을 마친 후 오후 6시에는 한국명품봉제페스티벌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