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패션시장 공략 강화해야
한·중FTA 비준안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작년 11월10일 양국이 FTA 타결 성과를 이끌어낸지 1년 만이다. 섬유패션 산업만 놓고 볼 때 우리는 중국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시장 문을 열게 됐다는 평이다. 중국은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화섬·편직 등 직물류와 기능성 의류, 유아복 같은 유망 품목 대부분을 개방한 반면, 한국은 對中 무역 적자가 크고 경쟁력이 취약한 직물제·편직제 의류, 모사, 면직물 등 품목 등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했다.
여기에 섬유패션 기업이 주력인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이라는 큰 성과도 함께 거뒀다. 정부는 작년 양국 FTA 타결 당시 “국내 생산기반 보호를 위해 섬유산업을 준농업 수준으로 보호키로 했다”며 “對中 수출 유망 품목의 중국측 관세 철폐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섬유 소재 및 의류 생산 품질과 기술력이 한국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막강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양국 업계는 향후 사활이 걸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 섬유패션 기업들은 가격 경쟁에만 매달리지 말고 품질 위주의 고부가·기능성 제품 개발로 차별화를 주도하는 한편, 현지 패션 완제품 시장 공략이라는 새로운 전략 과제를 안게 됐다.
양국 FTA 발효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이어서 업계 반응은 비교적 차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한·중 FTA 타결 이후 우리 업체들은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며 “한국 섬유패션 산업의 생산·제조 기지가 글로벌화 하고 있어 향후 우리측 대응에 따라 열세를 만회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중국산 저가 제품이 들어올 경우 국내 섬유패션 시장은 주로 중소기업 위주로 큰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섬유의류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업체 중 절반 가까운 기업은 국내 생산기반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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