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스베누가 그동안의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개최한 기자회견은 한 편의 끝나지 않은 비리 영화를 보는 듯했다. 신발 브랜드 스베누와 중간 에이전시 하이키간의 싸움이 맞고소 등 진흙탕싸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주들은 공장주들끼리, 대리점주는 대리점주들끼리 상호 비방을 일삼는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이들 업체들은 서로 위치에 따라 갑이 되기도 을이 되기도 한다.
스베누는 하이키가 부당이익 등 71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하이키는 스베누로부터 200여억원 받을 것이 있다는 입장이다. 각각 공장주와 대리점주는 서로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스베누가 2여년 만에 급성장하면서 매장을 낸 60여개 가맹점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들 가맹점주들은 12월 15일까지는 같은 의견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본사 입장에 선 가맹점주(44개)와 스베누를 고소하겠다는 점주(15개점), 양편으로 갈렸다. 가맹점이 매장을 뺄 경우 인테리어, 신발, 의류 보증금 등 피해액은 한 곳당 3000만원~2억여원까지 이른다. 스베누 본사 입장에 선 A 가맹점주는 “본사가 무너지면, 보증금, 인테리어, 가맹비 등을 잃고 남아있는 월세도 내지 못하게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스베누를 고소한 B 가맹점주는 “우리는 강제 폐점을 통보받고 다른 가맹점주와 소비자들로부터는 비난을 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부산지역 신발공장들 상황도 마찬가지다. 2년여 동안 부산지역 공장에서 생산한 신발만 100만족이 넘는다. 원자재와, 부자재 등 100여곳의 업체에서 142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고 있다. 부산지역 공장들은 전체 채권단을 결성키로 하고 합의문을 작성키로 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열두번 의견이 바뀌는 분위기다. 사실 이들의 목적은 명확하다. 돈을 받는 것이다.부산 공장 관계자는 “하이키와 스베누 두 업체가 부실 경영과 납품 관리 등을 제대로 못하면서 공장과 가맹점, 소비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리더의 부실 경영과 자질은 조직에 큰 피해를 입힌다. 생업이 달려 있는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한 대리점주의 말이 귓가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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