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타파 맥시멀룩, 화려한 디테일 ‘강한 흡입력’ 입증
손끝으로 불을 가지고 노는 마술사처럼, 김태근은 화려한 디테일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는 매력적인 디자이너이다. 의상에서부터 헤어와 메이크업, 음악이 어우러진 런웨이를 통해 잠시 한눈 팔 틈 없이 관객들을 빨아들이는 비상한 능력을 가졌다. 자유분방하고 현란한 듯하지만 김태근 만의 방식이 있다.
맥시멀한 룩의 스트리트 패션은 어지러운 듯 버라이어티 했지만 패션쇼가 끝난 후 아이템들이 강렬하게 각인됐다. 이번 쇼의 테마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정체성을 상실하고 결정에 멈칫하는 ‘햄릿 신드롬(결정 장애)’이다. 김태근 디자이너는 이와같은 수많은 정보속에서 선택의 어려움을 겪는 우리의 모습을 요하닉스 만의 표현기법으로 풀어냈다. 즉 오히려 이 같은 정보의 노출시대에 멀티테스킹 또한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이고 에너지넘치는 스타일로 반증했기 때문이다.
남, 여 성의 경계 타파, 경계를 넘나드는 아이템들의 조화를 통한 매력적인 스타일링 연출, 두, 세가지를 하나의 아이템에 혼합해 독창적인 룩을 패셔너블하게 풀어내는 미다스의 손을 가졌다고나 할까. 후가공된 가죽, 쿠튀르 방식의 비즈, 금속성 실의 자수, 새로운 패턴의 시도 등은 고민과 공들인 시간을 감지할 수 있게 했다.
빈티지한 별모양 메탈장식, 자유분방하게 매치한 지퍼와 플리츠 장식, 수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디테일등은 독특하고 버라이어티한 인상을 남겼다. 김태근 디자이너는 서울패션위크 전에 뉴욕패션위크와 밀란 패션위크에서 의상을 선보였다. 특히 밀란패션위크의 경우 두오모성당 지하에 개조된 이벤트홀 공간에서 패션쇼를 했고 아시아디자이너로서는 이곳에 처음 초청된 경우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 마디로 신진이라고 하기에는 넘치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고 글로벌 마인드 또한 충분한 디자이너로 그의 강렬하고도 독창적인 컬렉션은 다음 시즌을 또 설레임으로 기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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