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업계가 수익 확대 일환으로 홈쇼핑 진출이 다시금 활발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직진출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홈쇼핑 전문 벤더업체를 통해 라이센스 방식 진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대리점주들의 반발과 40%대가 넘는 마진율, 높은 반품율, 배송 클레임, 미흡한 CS, 재고 폭탄 등이 리스크로 작용했다. 외형은 키울 수 있어도 결국은 현저히 낮은 수익 때문에 직진출 경험의 업체들은 꺼린 곳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전문 벤더업체와 협업을 통해 양자 간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어 다시금 홈쇼핑 판매가 매출 확보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라이센스 진출의 경우 여성복 업체는 디자인 컨펌을 통해 기획에만 참여하고 전문 벤더업체는 매출 3%내외의 라이센스비를 지불해 기획과 생산, 배송, CS까지 전담한다. 전문 벤더는 제도권 브랜드의 인지도를 등에 업을 수 있어 모델 섭외나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여성복 업체는 생태계가 다른 홈쇼핑 업계에 노하우가 없는 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최근 홈쇼핑 패션상품의 고급화 전략과 O2O 환경이 조성되면서 매장 반발도 과거보다는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 후 원하는 매장에는 미끼상품으로 홈쇼핑 기획 상품을 동시에 출고함으로써 대리점 매출 증가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브랜드 광고, 홍보 효과로 인지도와 소비자 저변 확대라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한 홈쇼핑이 의류 채널 중 큰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브랜드와 상품력, 프로모션 등 3박자 시너지가 맞물리면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판매가 가능해 매력적인 채널로 급부상한 것이 사실이다. 올해 현대홈쇼핑에 진출한 ‘조이너스’의 경우 매 방송마다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3~4월 두 달 간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이너스’ 성공에 힘입어 ‘꼼빠니아’도 이달 내 현대 홈쇼핑에 런칭한다. ‘반에이크’도 지난 3월 라이센스를 통해 GS홈쇼핑과 CJ홈쇼핑에 첫 진출했다. 이 외에도 ‘무자크’ ‘예쎄’ ‘에이비플러스’ 등도 간헐적으로 홈쇼핑 라이센스를 전개 중이다. 한편,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진행수량이 1만~3만장 대물량으로 기획하기 때문에 원가절감을 위한 동남아시아 생산이 많아 품질 저하가 브랜드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홈쇼핑 전문 벤더업체 관계자는 “1차 방송 시 호응도가 높게 나타나지 않으면 연이어 방송 스케줄을 잡기가 힘들다. 프리미엄 시간대로 알려진 오전7시~9시 방송 편성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홈쇼핑이 PB 브랜드를 운영하는 경우 전환율(반품을 포함한 최종 판매율)이 높지 않은 상품은 방송 편성 우선권에서 밀리면서 시즌 적기에 팔아야 되는 아이템이 판매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여전히 재고 부담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해 노하우가 두터운 전문 업체와의 조인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류 업체 한 관계자는 “기획 컨펌을 제외하고 상품에 대한 권한이 벤더 업체에 있다 보니 재고를 땡처리 업체에 넘기거나 중국 보따리상에 넘기는 등 상품 난립 위험이 존재한다. 품질 검수가 철저하지 않은 경우 추가적인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더해질 수 있다. 결국 본질은 상품으로 ‘싼 게 비지떡이다’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품질에 대한 관리가 필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