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평가 의문·입찰가격 유출” 지적…공정성 논란 일파만파
한 업체가 15년간 납품 공정치 못한 낙찰과정 비판
KEB하나銀 “가격유출 없었다”
KEB하나은행의 여직원 하계근무복 제작업체 선정 방식에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유니폼 제작업체들이 입찰참여기준, 낙찰가격 유출, 미공개 품평회, 선정시기 등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KEB하나은행은 업체 선정에 문제가 없다며 팽팽히 맞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유니폼 입찰은 발주처와 제작업체가 참가하는 방식이라 극단적인 불공정한 행태가 아니면 잘 드러나지 않아 이번 KEB하나은행 공정성 논란은 큰 시비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3월 9개 유니폼 업체가 KEB하나은행 유니폼 제작 입찰에 참여했다. 이중 M, D사가 각각 1, 2위로 5000여 세트(1위 60% 제작)의 유니폼 계약을 따냈다. 총 15억원 규모다.
입찰에서 탈락한 일부 업체들은 업체 선정에 문제가 많다며 입찰 무효를 주장하고 있지만 KEB하나은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EB하나은행은 제작업체 선정과 관련 5년 이상 같은 업종의 경력 및 자가 생산 라인이 있는 국내 피복 제조업체로 제한하고 최근 2년간 제 1, 2 금융권 및 대기업 근무복 납품실적이 1만벌 이상인 업체로 한정했다. 품질(70%), 가격입찰(30%)에 의한 종합평가 방식으로 최종 2개 업체를 선정했다. 모든 평가는 비공개로 이루어졌다.
재재패션 유선종 대표는 “2015년 2위에 최총낙찰된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입찰 참가에서 조차 탈락됐다. KEB하나은행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항의하자 다시 재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공정하지 못한 입찰이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품질점수 70%는 상당히 높다. 각 업체는 현장설명회에서 공개한 디자인의 견본을 보고 사진 찍고 줄자로 사이즈 재 유니폼을 똑같이 만들어 온다. 모든 업체가 똑같은 원단으로 만든 견본을 어떤 방법으로 평가했는지 궁금하다. 또 비공개 품평회 그 자체는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들이 보는 데서 공개적으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격입찰 역시 조달청 입찰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돼야 공정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델리카 서남석 대표는 “D사는 가격입찰에서 정확히 28만1000원 낙찰가를 썼다. 가격입찰은 비공개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1원하나 안 틀리고 어떻게 맞췄는지 의아스럽다. 그런데 낙찰가격은 시장 평균가보다 높다. 은행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우려가 있는 것 아닌가. 당연히 입찰가가 유출됐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꼼수가 더욱 의혹을 부풀린다”고 지적했다.
구주실업 문정태 사장은 “조달청이나 타 은행 가격 입찰은 기초가격을 정해놓고 ±3%선에서 정한다. 단순히 입찰 가격을 맞추는 식은 가격이 새 나갈 위험이 높다. 또 한 업체가 입찰에서 15년동안 낙찰된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문 사장은 “유니폼 생산업체 선정은 중소기업 품목인데 여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섬유 패션 업계 종사자간 소득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일부 업체의 독점은 경제비민주화를 조장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특히 문 사장은 “이번 근무복 선정 시기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5월 중순을 하복 유니폼을 입을 시기라고 보았을 때 2월초에는 업체 선정이 이루어졌어야 했다. 원단 발주에 한 달 이상 걸리는 데…. 결국 기존 업체 외에는 감당하기 힘들다. 선정시기에 논란이 많은 이유다”고 지적했다.
KEB하나은행 김성영 차장은 “은행은 경험이 있는 9개 업체가 제출한 옷에 순서대로 이니셜을 부착해 평가한다. 원단만 주고 패턴은 안 준 상태에서 만든 각 업체 유니폼의 품질이 각각 다르다. 또 평가는 각각 다른 부서의 16명의 평가위원들이 비공개로 한다. 평가위원들조차 서로 모른다. 평가 시간대를 다르게 하기 때문이다. 최종 점수는 법률팀에서 합산해 상위 2팀의 낙찰자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입찰은 전자입찰로 실시간 동시에 진행된다. 가격 유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입찰에 대한 모든 절차는 은행이 담당하고 두레시닝은 제작에 대한 구매대행을 한다. 제작, 포장, 배송 등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업체가 15년 넘게 맡았다는 의견과 관련 결단코 한 업체를 밀어주기는 없다”고 말했다.
유선종 대표는 “직원들 인건비를 빼더라도 보통 샘플을 만드는 데 드는 가격만 최저 200만~500만원이다. 패턴사, 공장, 샘플팀 등이 합세해서 일한다. 그런데 사전에 업체를 내정(?)하고 다른 업체를 참여시키는 것은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재재패션 유선종 대표는 “2015년 하나은행 여직원 근무복 제작업체에 최종 2위로 선정돼 40% 물량을 배정받았지만 실제 생산은 전무했다. 1위 업체가 물량을 100% 독식했다. 우리는 거져 40% 물량에 대한 수수료만 받았다. 하나은행과 1위 업체가 모든 권한을 다 가지고 명단 등 생산에 필요한 자료를 제때 주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기관, 관공서 서비스업체 들의 유니폼 입찰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 유니폼은 주로 일반 공개경쟁입찰로 이뤄진다. 디자인은 주로 유명 디자이너가 맡지만 생산은 OEM 형태를 취한다. 낙찰에는 유니폼 생산업체 4~5개사가 참여한다.
한 업체가 15년간 납품 공정치 못한 낙찰과정 비판
KEB하나銀 “가격유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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