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태는 1990~2000년대 유통업의 성장을 이끌며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2010년을 변곡점으로 정점을 찍고 그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한정된 내수 시장 내에서 성장 둔화는 기존 유통업체들에게는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프라이스 워(Price War)라고 할 만큼 가격과 고객 집객을 위한 경쟁은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그야말로 생존 차원에서 역성장을 막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력전은 고스란히 협력 업체들에게 출혈 경쟁의 압박으로 이어진다. 너도나도 최저가를 선언하는 바람에 대형마트 하이퍼 마켓에서는 1~2원 차이를 내세워, 고객 우롱이 아니냐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물론 국내는 저성장 경제와 소비여력 감소, 가계부채 증가 등 3중고를 겪으면서 필연적으로 가격에 보다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증가하고는 있다. 싼 가격, 초저가만을 내세우는 유치전에 고객도 식상하고 무뎌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를 줄이는 기조는 이미 20~40대에서 만연하다. 수많은 구매 채널과 넘치는 공급으로 메가 트렌드나 히트 아이템이 사라진 점이 시사하는 바도 고민해야 한다. 이제 무엇을 제시해도 새롭거나 크게 요동하지 않고 초저가에 무뎌진 고객들 어필을 위한 방법론이 필요하다. 기존의 단순 가격경쟁을 떠나서 새로운 차원에서 시장을 조명해보고 신선하게 부각될 수 있는 아이템 개발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소비여력이 감소하는 만큼 성장성 정체 극복을 위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상품 개발 혁신이 시급하다. 규모의 경제만을 강조해 덩치만 키우고 영업이익은 여전히 나지 않는 토종 SPA들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