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타격 받은 방글라데시 봉제산업 언급
베트남은 친기업 정책으로 작년 섬유수출 395억불 달성해 대조
세계 최대 의류 봉제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서도 한국과 같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져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과근무 법정 한도 시간을 연 200시간에서 300시간으로 늘리는 등 기업 자율을 보장하고 친 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 베트남은 빠른 속도로 섬유산업이 성장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성기학 회장은 7일 섬유센터에서 개최한 ‘2020 섬유패션인 신년인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이를 타산지석 삼아 한번 더 열심히 뛰자”고 당부했다. 성 회장에 따르면 영원무역 봉제공장이 있는 방글라데시 치타공에는 약 700여 봉제공장이 있었으나 최근 30~40%에 달하는 임금 인상이 이뤄지면서 절반인 350여 공장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 회장은 “임금이 급격히 올라 국제 경쟁력을 잃으면서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에게 일어난 비슷한 일들이 (방글라데시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봉제강국 베트남은 정부와 기업이 한데 뭉쳐 산업발전을 일으키는 선순환을 보이고 있어 대조적이다. 성기학 회장은 “작년 12월 중순경 베트남섬유의류협회(VITAS) 20주년 기념식에 갔는데 (양 지역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성 회장과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VITAS는 작년 12월 13일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하노이에서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총리는 VITAS가 정부와 기업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충실한 정책상담 역할을 해낸 것에 대해 치하했다.
성기학 회장은 “이날 기념식은 섬산련 행사의 10배나 될 만큼 성대했고 행사에 참석한 총리는 무려 35분간 연설을 했다”며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베트남 섬유수출은 3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2030년에는 수출 1000억불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해외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법정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성기학 회장은 이날 “한국 섬유패션산업은 축적된 기술과 비즈니스 노하우, 산업간 네트워크 등을 감안하면 1000억불짜리 가치가 있는 산업”이라며 “마음을 모아 산업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한 해로 열심히 뛰어보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이 생산지역에 상관없이 국산 소재를 쓴다면 한국 국부 창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기술 및 신소재와 결합해 고급제품을 만들어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유럽산 고부가가치 상품을 대체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