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플랫폼 버블 폭탄 터졌다…링크샵스 폐업의 의미
동대문 플랫폼 버블 폭탄 터졌다…링크샵스 폐업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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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투자 받고도 무너져…대마불사 신화 깨져
부가가치 창출·시장 혁신 없으면 필패
동대문 기반 온라인 IT 기업 골라라가 작년 플랫폼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올해 링크샵스가 폐업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IT기업이 뚜렷한 수익모델 없이 부가가치 창출과 시장 혁신에 실패하면 미래가 없다는 본지 지적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본지는 지난 2022년 ‘동대문 온라인 플랫폼 버블 폭탄 터진다’를 2회에 걸쳐 보도한 바 있다. (참조 기사 ▶2022년 5월6일(3279호 5월9일자) (上) - 부가가치 창출과 시장혁신에 실패 ▶5월13일(3280호 5월16일자) (下) - 11년된 기업보다 거래액 높은 ‘플랫폼 버블’ 논란)

그 해를 기점으로 골라라와 링크샵스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한 링크샵스와 가장 늦게 합류한 골라라가 서비스를 중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동대문 기반 온라인 플랫폼 기업 골라라가 작년 플랫폼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올해 링크샵스가 폐업했다. 사진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중심으로 도매상가들이 밀집된 모습.     사진=정정숙 기자 
동대문 기반 온라인 플랫폼 기업 골라라가 작년 플랫폼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올해 링크샵스가 폐업했다. 사진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중심으로 도매상가들이 밀집된 모습.     사진=정정숙 기자 

골라라는 2021년 1월 K패션 도매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고 총 52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같은 해 8월 패션 빅데이터 기업 와이즈패션(MD렌즈) 사업권을 인수, 합병했다. 이후 몇 차례 플랫폼 고도화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투자금으로 인건비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했다고 알려졌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을 거치면서 투자 유치 실패도 이어지면서 서비스를 2023년 완전히 중단했다. 이후 사무실 임대료도 못 낼 정도로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후문이다. 결국 지난해 상반기 본사가 있던 동대문 밀리오레에서도 사무실을 뺐다. 

2012년 설립한 링크샵스는 지난해 상반기 회생절차를 거쳤으나 결국 올해 폐업에 이르렀다. 2015년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업계 최초로 사입 중개 서비스 링크샵스닷컴을 시작했다. 이후 소매상들이 온라인에서 도매 업체 상품을 보고 주문하는 B2B 플랫폼으로 커졌다. 2019년까지 200억원 가까운 투자를 유치했다. 2022년 동남아와 중국까지 진출했으나, 수익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경영악화가 심화됐다.
동대문 업계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동대문에 맞는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결국 투자만 받고 자본만 다 소진하고 끝났다”며 “링크샵스와 골라라는 덩치에 비해 동대문 도소매 거래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는 만약 신상마켓을 운영하는 딜리셔스가 앞으로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창출하지 못하면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딜리셔스는 시리즈C까지 총 825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물건 배송부터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등 물류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대행하는 풀필먼트 ‘딜리버드’를 올해 2월 종료했다. 2021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년 만이다. 신상마켓 사업에 집중하고 해외에서 K패션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동대문 도매 상가 모습.
동대문 도매 상가 모습. 사진=정정숙 기자
딜리셔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상마켓을 운영하는 딜리셔스는 작년 영업수익(매출)이 2년 전(2021년) 대비 18.0% 늘어난 21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40억원에서 98억원으로 줄었다. 딜리셔스측은 도매와 상생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대문 시장 경기침체로 온라인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서비스가 제자리를 잡기에는 너무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한 도매상은 “신상마켓이 소매상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으려면 온라인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 이에 소요되는 경비를 합쳐 수수료를 책정해 보면, 최소 10%에서 최대 30%가 넘어야 한다”며 “수익률이 낮은 소매상들은 다른 플랫폼을 찾거나 퇴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상마켓이 무리하게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새로운 게임 체인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업계는 공익적 플랫폼이 런칭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제안했다. 플랫폼이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렵지만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30여년 경력의 도매 상인은 “요즘은 직접 와서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지 않다. 도매상인들은 플랫폼에서 본 옷과 가방 등을 보고, 앱이나 전화 등으로 주문한다. 사입삼촌은 포장한 물품을 가져가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명절 행사때 마다 전통시장에 몇 백만원의 행사 자금을 지원한다. 이 같은 자금으로 공공제 역할을 할 플랫폼을 만들고, 도소매상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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