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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소위 전문가 시대이다.
모든 사업에 있어 위험성을 줄이고 수익선을 다변화 하
기 위한, 기업의 다양화가 미덕이였던 시대를 지나, 잘
모르는 미래산업보다 이미 경영방법을 알고 있는 산업
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게 되는 것보다는 훌륭하게 되는 것이 한결 낫다」
는 전혀 새로운 경영철학에 눈을 뜬 선진 자본국가들은
이제 집중력을 높이고 성장보다 축소를 더 강조하고 있
으며, 수많은 자원을 방출하고 다른 회사들보다 효율적
인 관리를 위해 자신의 기업을 파괴해 버리는 용단마저
내리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의 기업관이나 경영관들이 모두 거품이였
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사업이란 각기 전문성을 갖아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지 않으면 진정한 성장을 논할 수가 없는 시
대에 접어들었으므로, 진정 서구 자본국가들의 원격
조정 식민국이 되지 않기 위한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스포츠에서 기초체력이 중요한 것 처럼 패
션산업에도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기법이나 기술은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만이 결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경
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그 핵심기술은 특정사업에 있어
서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패션산업은 이런 테마에 있어 늘 자신이
없다.
자신의 튀는 끼에 운과 재력을 조명 받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던 시대에 시행착오를 각오해야하는 창의적인
제투자보다는 땅 투자에 집착하거나 남의 것을 컨닝하
고 카피하며 현혹해낼 수 있는 기술자 쪽이 오히려 전
문가적인 대우와 혜택을 누려왔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패션은 이미지산업이기 때문에 꿈과 환상은 필요
불가결한 요소이긴하다.
그러나, 산업의 차원으로 봤을 때, 패션이 현실이 아닌
꿈으로 고착되어 가는 것은 명백한 실수이다.
타분야에는 지원이 없는데, 유독 패션디자이너 과정에
는 학생들이 남쳐흐르고 막판에는 취업난에 허덕여야
한다는 현실이 이런 사실을 보충해 주는 가장 극명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악순환
의 연속에서 헤어날 수 없다.
불황, 특히 의류분야에서는 아이디어가 없는 기획의 동
질화가 소비자의 일탈을 불러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다중 구조의 유통 시스템이 최종 가격을 인상시
켜 수입가나 국내가나 막상막하라는 사실도 정보에 익
숙한 소비자들은 알아버렸다.
디스카운트 시장의 열기마저 시들해져 버린 것 역시 업
계전체의 모순을 방치한 결과다.
다가오는 전문가의 시대를 준비하며, 미래적 패션산업
의 조건과 흔들리는 기초를 점검한다.
<유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