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중 7곳 '경영상황 더 어려워졌다' 응답
부정적 영향 86%...긍정은 0.5% 불과
경기북부 섬유 중소기업 10개 중 7곳은 이전보다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은 회사 운영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경기섬유산업연합회(회장 정명효)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4월 경기북부 섬유제조 중소기업 207개를 대상으로 나온 결과다. 이에 따르면 최근 경영상황에 대해 '어렵다'는 응답이 70.1%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높은 업체에서는 어렵다는 대답이 87.3%로 더 높게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61.8%는 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인건비 상승'이라고 답했다. 원부자재 가격상승(27.1%), 대형벤더의 해외공장 자체생산으로 인한 오더 급감(21.7%), 국내기업간 과당경쟁(20.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상승 영향에 대해서는 86.0% 기업이 '부정적'이라고 했고 긍정이라는 대답은 0.5%에 그쳤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경영난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최저임금 문제를 지목한 것이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부족한 생산인력도 경기북부 섬유 중소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전체 기업의 절반이 넘는(52.7%) 기업들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외국인 근로자도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44.6% 기업은 내국인을 대신할 외국인근로자마저도 부족하다고 답했다.
경기섬유산업연합회 류종우 부회장은 "내국인의 섬유기업 취업 기피 현상은 생산직 등 힘든 직무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조기업 특성상 생산현장 인력 수요가 많은데 젊은층이 이를 꺼려 제때 사람을 조달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류 부회장은 "인력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가 섬유 같은 취약 직종에 취업하려는 내국인에게 근로지원금 등을 타 산업과 차등·확대 지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 고용한도 폐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세계 최대 니트집적지인 경기북부 섬유산업 경쟁력은 하락 일로를 겪고 있다. 2016년 해외기업 대비 자사가 경쟁력이 있다고 응답한 섬유기업은 25.9%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13.5%로 급감했다. 우리 섬유기업의 글로벌 무대 경쟁력이 불과 1년 6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들 기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력난 해소(50.2%)' '유동성 해결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32.9%)' '수출 등 해외시장 진출지원(16.9%)' '디자인 및 기술개발지원(15.9%)' 등의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정경은 경기북부지역본부장은 "5월 28일 국회 본회를 통과한 최저임금법 개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북부 섬유 중소기업인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계속되는 인력난 문제 등이 섬유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섬유업종 외국인력 고용한도 폐지 등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정적 영향 86%...긍정은 0.5%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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