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3)] 해양 플라스틱-재생화섬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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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화섬 원료인 PET병 파동 올 가능성
종착점은 버려진 모든 화섬 의류의 재생

현재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미래라니? 너무 성급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Sustainability)은 지금 특이점(Singularity)에 서 있다. 천천히 점진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광속으로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재생 화섬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은 rPET(Recycled Polyester)이다. 염색이나 가공 처리가 되지 않은 거의 순수한 상태의 폴리에스터인 PET병이 원료이기 때문이다. 한번 사용한 플라스틱을 재생을 통해 섬유로 바꾸는 과정은 두가지인데 첫째는 물리적 재생, 둘째는 화학적 재생이다. 물리 재생은 단순히 처리(분쇄→용융)를 통해 칩(Chip)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이고 화학적 재생은 고분자를 중합하기 전 상태인 EG와 TPA 원료로 되돌리는 복잡한 과정이 동반된다. 당연히 화학재생 비용이 3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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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미 염색되었거나 가공 처리된 화섬원단 및 의류는 물리적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것. 나일론은 밧줄이나 폐 어망 같은 산자재를 화학재생해야 하므로 수거나 재생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대부분은 Pre-consumer product, 공장에서 생산 도중 발생한 낙물(落物, waste)이나 잉여분을 물리 재생하는 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Pre-consumer product’ 즉, 이미 ‘소비자가 한번 사용한 제품의 재생’이라는 진정한 의미의 플라스틱 재활용이 아니다.

가까운 미래
지금은 글로벌 스토어(Global store)를 가지고 있는 메이저 브랜드들만 재생화섬 소재로 된 의류를 출시하고 있지만 곧 전세계 모든 브랜드가 이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코로나는 그렇지 않아도 빠르게 다가오는 이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그날이 오면 재생화섬의 주 원료가 되는 PET병은 품귀가 될 것이다. 문제는 수요가 증가한다고 해서 PET병의 공급을 늘릴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PET병의 생산은 감산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더 나쁜 것은 이런 때를 노리는 매점매석이다. 예전의 면 파동처럼 PET병 쓰레기를 매점매석하려는 투기 세력이 등장할 지도 모른다. 이른바 PET병 파동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음 선택지는 뭐가 될까? 바로 오션 플라스틱(Ocean Plastic)이다.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는 한반도 크기의 8배나 되는 해양 쓰레기 섬으로 현재 태평양을 떠돌고 있다. 이 쓰레기를 이루는 절반 정도가 PET병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이를 수거하여 재생화섬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막강한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물론 이를 수거하여 처리하는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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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화학적 재생 비용보다 높다면 그런 시도를 하려는 업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아마도 오션 플라스틱의 비용은 물리재생과 화학재생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리라 예상한다. 먼 미래 모든 가능한 선택지와 편법을 쥐어짠 이후 종착역은 결국 버려진 화섬 의류의 재생이다. 그런데 화섬 의류를 재생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다. 그것들은 다양한 염색과 가공과 본딩으로 ‘떡칠’ 되어 있다. 그보다 더욱 어려운 문제는 혼방이나 교직 원단으로 된 의류이다. 결국 쓰레기를 분류하는 시점부터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그리고 면이 섞인 원단을 한 솥에서 재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소재가 혼방된 원단으로 제작된 의류들은 선별에서 가장 먼저 제외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후, 혼방이나 교직 소재를 기피하는 또다른 압력이 생기게 된다. 이것이 MM(Mono Material) Trend이다. 특히 최근 스판덱스가 포함된 원단의 수요는 코로나 이후에 폭발적인 증가 추세이므로 스판덱스 없이 스트레치(Stretch) 성능을 나타내는 매케니컬 스트래치(Mechanical Stretch) 원단의 강세 또는 신제품 개발이 러시를 이룰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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