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Report-10] 생활속 미니멀라이프 가치 추구하는 ‘MZ세대’
[MZ Report-10] 생활속 미니멀라이프 가치 추구하는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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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전에 쓰임새 먼저 생각하고 구매
대량생산, 대량소비하는 SPA에 부정적

#이수빈씨(24, 가명)는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맛있는 떡볶이 냄새를 맡았다. 여러번 오가기 귀찮으니 일회용 포장 용기에 담아달라고 말할까 망설이다가, 결국 집에 들러 텀블러와 보온유리그릇, 에코백을 들고 나왔다. 떡볶이는 유리그릇에, 음료수는 보온병에 담아 튼튼한 에코백에 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김정민씨(33, 가명)는 산지 6년된 니트를 아직도 입는다. 집에서는 5년 넘게 쓴 바닥청소솔로 꼼꼼하게 화장실을 청소한다. 지난주에는 중고마켓에서 거래한 2년된 토스트기로 아침을 준비했다. 오늘은 제로웨이스트 샵에 들를 예정이라, 내용물만 채울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에서 바디워시와 주방세제를 넣을 용기를 현관 앞에 가져다 뒀다.

최소한 물건을 유지하면서 사는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 이후, 필요한 물건만 유지하려는 트렌드가 생겼다. #미니멀라이프,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약 5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하면서다.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비우는 데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는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물건 구매단계부터 버릴 때를 먼저 고려해, 쓰임새를 생각하고나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새 물건을 사는 쇼핑의 즐거움보다 물건 하나하나가 실제로 어디에 쓰일지를 고민하겠다는 의미다. 낮은 가격을 따지는 가성비에서 적은 환경부담을 계산하는 가성비로 패러다임이 이동하는 중이다. 비건 패션브랜드 낫아워스는 실제로 지속가능 가치를 염두에 두고 상품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한 번 물건을 살 때 신중하게 구매하고, 최소한의 쇼핑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낫아워스를 방문하고 피드백을 준다. 낫아워스 신하나 대표는 “오래 쓸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샘플링 작업을 여러 번 거친다”며 “’지속가능’은 상품을 만드는 브랜드 모두가 이뤄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에 관심을 갖고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은 ‘같은 기능을 하는 상품이 있는데, 굳이 동물을 해치는 진짜 가죽을 살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실내 생활 시간이 늘고 SNS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지속가능 상품시장 규모도 커졌다. 물건의 순환에 초점을 두고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브랜드와 전용마켓이 생겼고, 지속가능 전용 카테고리를 운영하는 편집샵이 늘어났다. 최근 1년동안 반려동물을 위한 지속가능 상품이 생산되고 동네 제로웨이스트샵이 하나둘 생겨, 과거와 달리 필요한 상품만 사는 생활을 좀 더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판매하는 이물건마켓(구 투포투마켓) 주명진 대표는 “SNS에서 셀럽들이 제로웨이스트 샵을 방문하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을 갖는 젊은 세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이물건마켓을 처음 시작할 때는 혼자였는데, 지금은 제로웨이스트 플랫폼과 가게가 온오프라인 모두 많아졌다”고 말했다. SPA 브랜드나 트렌드에 맞게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하는 패스트패션에 대해 지적하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버려지는 옷을 재판매하거나 업사이클링하지 않고서는 개인이 옷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플라스틱(PET)을 재활용해 의류나 상품을 만드는 기술은 상용화됐지만, 옷을 재활용해 새로운 옷을 만드는 방법은 보편화되지 않았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참가하는 한 소비자는 “브랜드는 오래 쓸 수 있는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지속가능 가치를 추구하는 노력에 맞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미니멀 라이프 유행으로 쓰임새가 분명한 물건까지도 낡았다는 이유로 버리고 새 상품 구매를 합리화하는 사람이 늘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로웨이스트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로 버려진 물건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관심이 없다는 점에 아쉬움을 이야기하며,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순환 시스템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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