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Report-15] 조각투자 붐 -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 3000원어치 샀어요”
[MZ Report-15] 조각투자 붐 -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 3000원어치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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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이 불러온 MZ 조각투자 붐
#요즘 강나영(27, 가명)씨는 미술작품에 관심이 많다. 1000원만 있어도 일부를 살 수 있어 틈만나면 새로 올라오는 작품을 들여다본다. 강나영씨는 연일 뉴스에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주식과 비트코인에 매달리는 20대가 많다는데, 주위 친구들 중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그만한 돈도 없어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인스타그램에서 조각투자 플랫폼 광고를 보게 됐다. 케이팝 음악이나 시계, 빌딩처럼 더 비싼 값으로 팔릴 가치만 있으면 무슨 상품이라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다. # 정희운(25, 가명)씨는 친구들과 돈 관리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믿을 건 스스로밖에 없다’는 분위기에 어느 페이를 써야 포인트를 많이 주고, 어떤 앱으로 소비관리를 해야할지 공유한다. 최근 친구들은 뉴스레터를 읽으면서 어떤 주식이 오를지 공부한다. 정희운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하기 마땅치 않아, 시장성이 어떤지 잘 몰라도 투자할 수 있는 조각투자를 시작했다. 조각투자는 플랫폼에서 좋은 상품을 구해와 제안하기 때문에 따로 상품에 대해 깊게 공부할 필요가 없다.
웃고 있는 해바라기 그림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다카시가 뉴욕 루이비통 매장 벽에 완성한 패턴 월 사진. 최근 조각투자 대상인 미술품으로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이 등록됐다. 사람들은 작품조각을 구매하기 위해 앞다퉈 앱에 접속했고, 작품은 순식간에 품절됐다.       iStock
웃고 있는 해바라기 그림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다카시가 뉴욕 루이비통 매장 벽에 완성한 패턴 월 사진. 최근 조각투자 대상인 미술품으로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이 등록됐다. 사람들은 작품조각을 구매하기 위해 앞다퉈 앱에 접속했고, 작품은 순식간에 품절됐다.      
iStock
‘돈은 직장에서 일한 대가로 지불받는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MZ세대가 ‘직장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돈을 불릴 방법을 찾아헤매면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적은 돈으로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조각투자에 서서히 모여들고 있다. 조각투자는 MZ세대 관심과 블록체인 기술이 맞물려 부상하고 있는 시장이다. 아트테크, 슈테크, 리셀테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재판매에 기술과 플랫폼이 뒷받침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단어가 생겨나고 있다.  국내최초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플랫폼 쏘투(sotwo)를 만들어 미술품 조각투자 사업을 시작했다. 쏘투에는 오픈 6개월만에 25,000명이 가입했고, 이 중 95%는 MZ세대이며 이들은 대다수가 미술품 경매를 담당하는 서울옥션에 가입한 적이 없다. 쏘투는 작품을 여러조각을 나눠 판매하고, 1조각은 1000원이다. 100만원짜리 작품은 1000조각짜리 상품으로 판매되며, 만원어치를 사면 10조각을 소유하게 되는 셈이다. 공동구매된 작품이 제 3자에게 일괄판매되면 공동구매한 사람들이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을 나눠갖게 되는 형식이다. 공동구매 작품으로는 무라카미 다카시와 백남준 등 2030세대도 익히 아는 유명 작가 작품이 올라오면서, 작품이 올라오자마자 품절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옥션의 온라인 사업을 담당하는 서울옥션블루는 MZ세대가 몰렸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엑스엑스블루와 연계해 쏘투를 런칭했다. 신한은행과 손잡고 SOL앱 내에서도 살 수 있도록 만들었고, SOL과 연동되면서 공동구매 속도는 더 빨라졌다. 현재는 금융감독원의 우려의견으로 신한은행이 철수한 상태다. 서울옥션블루 유나리 홍보마케팅 팀리더는 “작품매각률은 73%, 평균수익율은 17%에 달한다”며 “이는 미술품이 보관되는 기간이 짧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분히 시장성이 있는 작품을 선별하기 때문에, 수익이 돌아가기까지의 기간이 짧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각투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당 상품이 어떤 사람이 소유했는지에 관한 기록조작이 불가능해지면서 확장가능성이 있는 사업으로 성장 중이다. 조각투자 플랫폼인 테사나 피스, 뮤직카우 등은 대중적 가치나 소장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물건이면 모두 공동구매 대상으로 판단한다. 플랫폼에서는 이런 상품을 신중하게 선별해 공동구매 상품으로 내건다. 코로나로 ‘가치 있는 가성비 상품 소유’가 유행하면서 명품소비와 함께 희귀한 패션상품을 조각투자하는 분위기도 조각투자 붐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플랫폼들은 직접 본 적 없는 상품을 사진과 제목만으로 올려두고, 소비자들은 상품 정보만 확인하고 상품의 가치를 판단한다. 한 관계자는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은 한 번도 본 적없는 상품을 온라인에서 사는 걸 신뢰한다”며 “투자라는 관점에서 수익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을 여러 위험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시도해 볼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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