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대기업들이 코스메틱 사업에 속력을 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침체됐던 코스메틱 사업이 실내 마스크 해제 시행으로 활기를 띄면서다. (▶관련기사 3315호 9면 참조)
색조나 중가 아이템 등 시장 진입이 용이한 시장 대신 하이엔드급 시장 진출을 시도하거나 까다로운 비건인증을 거친 비건뷰티 시장을 개척하는 등 장기적 플랜으로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가장 먼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어 전체 매출 중 약 25%까지 비중을 키웠다. LF는 2019년 첫 자체 여성 코스메틱 ‘아떼’로 비건 뷰티시장을 개척해가고 있다. 한섬은 2021년 가장 늦게 코스메틱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를 높여나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패션업계 최초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23개의 수입 브랜드와 6개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유일하게 코스메틱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공시기준, 누적 코스메틱부문 매출은 2725억 원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체 매출 중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화장품 사업은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의 고른 성장을 통해 회사 내부적으로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성장가능성 높은 해외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자체 브랜드 육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LF는 첫 자체 여성 코스메틱으로 2019년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를 런칭해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00% 신장했다. 비건 뷰티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국내 시장에 발맞춰 까다로운 비건 인증을 받은 뷰티 브랜드로 인지도를 확립해가고 있다.
아떼는 LF몰, 카카오 선물하기,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백화점몰 등의 온라인 플랫폼과 최근 올리브영에도 입점했다. LF는 아떼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니치향수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 니치향수 편집숍 ‘조보이’ 브랜드의 차별화된 가치를 알리는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적합한 유통망을 확장해 고객 접점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한섬은 하이엔드급 화장품 시장에 도전 중이다. 22년 화장품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341% 늘었다. 빠른 속도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년 8월 런칭한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와 지난해 5월 런칭한 프랑스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판교점에서 판매된 오에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백화점 VIP 고객 매출 비중이 91.6%를 기록했다. 리퀴드 퍼퓸바는 런칭 이후 20~30대 고객의 매출 비중은 70%, 40대 포함 시 90%에 이를 정도로 MZ세대들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섬은 코스메틱 부문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과 동시에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수도권과 주요 광역 상권 주요 백화점을 비롯 면세점 포함 10여개 매장을 추가로 열고 신규 라인업 30여종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행보로 본격적인 매출 볼륨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오에라의 해외 판매에도 속도를 낸다. 기존 패션 상품을 수출 중인 프랑스·캐나다 등 20여 개국 패션·유통업체 60여 곳을 중심으로 판로를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메틱 사업은 단기성과에 연연하기보다 견고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제품 가치를 끌어올려야하는 중장기 사업이다. 기존 패션대기업이 패션 사업에만 편중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확보해 나가는 핵심 비즈니스로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