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단히“행하다”보면 개닫게 되리라…조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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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중순 생전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중 환자실과 일반병실에서 1주일을 지내고 퇴원해서 1주일 집에서 <심신(心身)>을 추스리는 고마운(?) 시간을 갖 었었다. ─신문사로 출근하기 위해 보통 때와 같이 아침 일찍이 집을 나서려고 하는데 별안간 가슴이 답답해지고 식은 땀이 온 몸을 감쌓다. 그 도가 점점 심해지자 <겁>이 났다. 병원 <응급실>로 직행─입원─중환자실─의 순 으로─ 얼떨결에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평상시 <건강>하다고 본인도 생각했고 주위에 서도 부럽고 대견(?)하다는 탄성들이었기에 그런가 보 다 했지 누가 그렇게 갑자기 소란(?)을 떨줄이야 생각 지도 못했었다. ▲퇴원하고도 병원을 다니며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약은 계속하라는 명령이다. 우습지도 않은 얘기가 하루 아침, 점심, 저녁 세번씩 <약봉지>를 대한다는 것은 그 리 유쾌한 노릇은 아니다. 하루는 담당의사가 <내시경>으로 위검사와 <암>에 대 한 검진도 하자고 했다. 담당의사와는 몇일동안에 인간 적 정(?)이 들었지만 단호이 거절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이 나이에 이것, 저것 두드리다 보 면 낡은 기계 모양으로 하자가 나타날게 뻔한데…”라 는 데셔였다. ▲불교적 사고방식이 아니더라도 인간이란 어머니 배속 에서 태어날 때부터 「사백사병(四百四病)」을 몸에 지 니고 세상에 나온다고 하지않았던가─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인간이란 원래 온갖 <병>과 더 불어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보아질 때가 많다. 아닌게 아니라 석가모니가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인간의 원점을 깨달았듯이 인간이란 <태어나고> <늙 어서> <병들고> <죽어가는> 것이 분명하다. 이 원리원칙은 그 누구도 어떠한 과학도 풀수는 없다. ─인간에게 다가 오는 모든 병마나 노쇠란 이 쪽이 원 치않아도 저 쪽에서 소리없이 찾아드니 도리가 없는 것 이다. ─그래서 늘 우리는 건강하고 용기있고 행복한 인생이 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까─. 하고 탄식하게 되는 가 보다. ▲20세기의 종말을 맞이한 세계가 지금 가장 커다란 테 마로 내걸고 있는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건강하게 「공 존(共存)」 「공생(共生)」─더불어 살아간다는─ 명제 에다 지적 정보와 무화적가치 창조에 있단다. 그러나 오늘의 현상은 어떤가? 지구촌 도처에는 병들고 헐벗고 굶주린 인간들이 가득한데다 민족간의 대립, 종 교의 대립, 그리고 남·여의 대립 등은 그 어느 때보다 도 가공할만한 양상을 띠고 있다. 「거절에서 관용으로」 「대립에서 공존으로」란 21세 기의 테마가 무색해지는 판이다. ─큰 병을 치루고 난 후의 <너그러움> 같은 것을 느끼 게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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