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제학부 홍석철 교수 “10년 내 부산광역시 규모 인구가 사라진다! 노동력 확보 정책 시급”
서울대 경제학부 홍석철 교수 “10년 내 부산광역시 규모 인구가 사라진다! 노동력 확보 정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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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OECD 국가 중 최저 합계 출산율(0.778명) 소멸 국가 1위
국내 90%비중 넘는 중소기업, 일-가정 양립 제도 정착 절실
정부 정책지원 중소기업에 집중, 기업들 가족친화 경영에 나서야
서울대 경제학부 홍석철 교수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시카고대학교 경제학 박사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장
사진=김하윤 기자

-슈링코노믹스 위험이 높은 한국이 가장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한국의 출산율과 초고령 사회 진입 등이 야기할 슈링코노믹스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경로는 노동력 감소다. 특히 생산 제조업 분야에서 그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1992년 이후 15세~64세까지의 인구가 1980년대 이후로 70% 비중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올해를 지나면서 7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0년 내 25~59세(적극생산연령)인구는 320만 명 감소하고 65세 이상 인구는 483만 명 증가가 예상된다. 320만 명이면 부산광역시 정도의 인구다.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는 거시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결국 노동이라고 하는 것은 주요한 생산 요소다. 일부 기관 추계에 따르면 현재 상황이 유지되면 2050년 성장률은 0% 이하로 떨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슈링코노믹스 대응을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은 줄어드는 노동력을 유지하는 거다. 특히 여성, 고령자, 이민자 등 유휴인력이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 경제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의 일과 가정양립 지원을 확대하고 고령자의 경우 50대 중반부터 은퇴가 시작되는데 계속 고용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기존 비자 정책을 넘어 적극적인 이민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 인구가 줄면 생산연령 인구가 줄어드는데 노동력이 줄어들더라도 이민자들이 생산성 있는 일을 하면 메이크업이 된다. 단순히 양적인 노동자의 수를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질적인 측면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  일-가정 양립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시급하지만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에도 50년쯤 지나면 지금 인구의 절반 가까이로 줄어든다.  이에, 부족한 노동력으로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 기술 혁신 또한 중요하다. 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 투자 확대 역시 중요한 이유다. 인재를 위한 교육과 기술 투자를 통해 결국은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이 앞으로는 매우 중요해질 전망이다.” 

-선진국에 비해 한국이 실질적으로 갖춰야하는 법 개정과 효과적인 정책 및 제도는 무엇이 있나. 조성되어야 할 사회적·경제적 환경은.

“한국의 일-가정양립 제도의 외연은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잘 갖춘 편이지만 활용률이 매우 낮은 것이 과제다. 그 이유는 육아휴직 등을 활용시 소득감소와 기업내 동료에 대한 눈치 등 아직 사회적 인식과 환경이 성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개선이 필요한 정책과 제도는 육아휴직 급여를 현행 월 150만 원에서 최저임금 수준이상으로 높여야한다. 현재 한국의 육아 휴직 급여의 소득 대체율은 45% 수준이다. 유럽 선진국들의 60~70% 수준보다 매우 낮은 상황이다.  지난 6월 19일 발표한 ‘저출생 추세반전을 위한 대책’에 따르면 처음 3개월은 250만 원까지 인상해 소득대체율을 60%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또한 직장 내에서도 눈치를 보지 않도록 신청-승인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 근로시간 단축, 시차근무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제도를 적극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대부분의 청년이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일-가정 양립 제도 정착이 절실하다. 정부의 정책 지원 또한 중소기업에 집중해야 한다. 대체 인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하며 동료 수당 신설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에게 편중된 육아부담을 완화하고 맞돌봄 문화 또한 확산되어야 하는 과제다. 자영업자, 특고-예술인 등의 일-가정 양립 사각지대 해소도 적극 추진해야한다. 

정책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며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가족친화 경영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초저출산, 고령화 가속에 따른 성장 잠재력 훼손을 만회할 만한 경제 전반의 혁신 키워드는.
“‘유연성’과 ‘지속가능성’이다. 초저출산과 초고령화 시대는 우리 경제에 수많은 도전적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도와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많은 제도들은 급격한 산업화와 인구증가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로 대부분은 규제로 작용한다.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바꿔야하지만 이해집단 간의 복잡한 관계와 갈등, 규제로부터 얻는 기득권 등으로 인해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의대정원 문제, 돌봄 공급의 민간 확대, 연금 개혁, 정년 연장 등이 과제로 산재하다. 이제는 기존의 경직성을 무너뜨리고 유연한 국가 시스템을 갖춰야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규제는 나름의 편익이 있지만 과도한 규제는 더 큰 비용을 초래한다. 이에 급변할 미래 대비를 위해서는 유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사회 경제 시스템의 궁극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제 초고령 사회가 가속화 되면 가용한 많은 재원은 생산보다 복지에 더 지출 될 것이다. 이는 일본처럼 성장 잠재력을 낮추는 배경이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보장 제도의 지속가능성, 노동력 확보의 지속가능성은 매우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국의 가속화되는 축소경제에 대한 심각한 현안에 대한 경제계, 언론계, 학계 등은 어떠한 협업으로 역량을 집결해야 할까. 
“지금 필요한 것은 사회경제 개혁, 이를 위해 전 사회의 역할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학계는 축소 경제 대응을 위해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필요한 사회 경제 시스템 개혁과 문화개선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한다. 

언론계는 전사회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개혁 필요성을 알리고 인식과 문화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  경제계는 축소 경제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 달리 말해 축소 경제와 초저출생 위기를 극복 할 때 가장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 개선과 적극적인 기술 혁신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정치계는 기업과 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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