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패션업계의 유망한 대안으로 떠오른 의류공유서비스가 되레 환경적 악영향을 미치는 반등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옷을 구매하는 대신 일정 기간 대여한 후 반환하고 교환하는 의류공유서비스는 최신유행 패션을 다양하게 착용하는 동시에 탄소발자국은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컨셉으로 연간 10%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 경영대학원 EDHEC과 벨기에 루뱅 대학 UCL은 경우에 따라 의류 대여가 생태발자국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반등 효과’를 일으켜 오히려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공동연구를 발표했다.
‘반등효과’는 옷 대여를 통해 예상되는 환경적 이득이 보상적 행동으로 상쇄되는 상황을 설명하는 경제적 개념이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종류의 옷을 쉽고 저렴하게 대여할 수 있는 의류공유서비스가 소비를 줄이는 대신 대여 횟수를 늘리거나 충동적으로 구매하도록 장려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일부 소비자는 의류대여를 통해 절약한 비용으로 전자제품이나 가전제품 등 다른 상품을 구매해 자신의 탄소발자국을 증가시켰다.
특히 의류공유서비스 사용자 중 두 그룹이 부정적인 반등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컸다. 첫 번째 그룹은 ‘자극 및 쾌락 추구자’로 주로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신함과 다양성을 추구한다. 이들에게 의류공유서비스는 끊임없이 새로운 옷을 입고 싶은 욕구를 자극해 소비를 가속화시킨다.
두 번째 그룹인 ‘무심한 도시청년층’은 패션을 통한 쾌락을 추구하지 않는 대신 의류공유로 절약한 비용을 다른 분야의 소비에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주로 도시에 거주하는 비혼 남성층인 이 그룹은 의류공유서비스 사용자의 약 18%를 차지하며 간접적인 반등 효과가 특히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공유서비스 시장은 2024년 기준 17억 7000만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인도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연평균 7%의 성장률로 2029년 24억 7천만 달러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 귀니 비(Gwynnie Bee), 튈르리(Tuileries) 등이 시장을 선점했으며,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많은 신규 회사가 진출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월간 또는 연간 구독을 제공하여 소비자가 광범위한 의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보고서는 “친환경 마케팅으로 성장하고 있는 의류공유서비스 시장이 실제로 지속가능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의류 대여는 이론상 환경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과소비를 가속화하는 역효과도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은 친환경 제품의 장기 임대를 장려하고, 사용자당 제품 대여 횟수를 제한하고 교환 빈도를 줄이는 등 지속가능소비 관행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