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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백화점의 봄 MD개편이 지난달 하순을 기해 모두
끝났다.
올 봄 주요 백화점의 MD 개편은 예년에 비해 크게 늦춰진
데다 내용 또한 단순 물갈이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백화점의 MD개편은 신상품 출하 전 진행하는 것이 관
례라는 점에서 IMF 시대 이후의 경기 불황을 입증시키고 있
다.
지난달 초순부터 계획됐던 봄MD개편은 매장에 봄상품 1차
량의 70%가 넘게 선보인 시점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같은 MD개편 늦장은 신상품 판매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
하지 못하고 행사성 매장으로 전락시킨 결과를 초래하고 있
다.
백화점측은 1년치의 행사를 1월과 2월 두달안에 끝냈다고 말
하면서도 올 상반기중 정상판매보다는 이월 및 기획 행사 마
련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정상 판매를 고수하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 골머리를 앓
고 있는 의류업체들과 상반된 태도라는 점에서 백화점의 횡
포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따라 의류업체들의 백화점 MD개편을 통한 판매 신장
기대는 물거품화 될 수밖에 없다고 실망에 찬 분위기다.
봄MD 개편을 앞두고 각 백화점은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
면서 의류업체들은 매장 특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
감을 보여왔다.
롯데百의 경우 타백화점에 비해 신규 입점이 많은 편이지만
신규 입점되는 브랜드에 대한 수수료가 최고치에 달해 부담
감을 안겨주었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백화점 특화를 통한 차별화를 이유로 수수료율을 상향 조정
했다.
신세계百은 수익성이 낮은 PB브랜드를 축소, 정리하면서 베
이직하고 고령층인 고정 타겟 유지를 위해 일부 포지션MD
만을 단행했고, 현대百도 입점되어 있는 브랜드社들의 안정
과 퇴점에 대한 부담을 없앤다는 차원에서 MD구성이 지난
해의 연장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브랜드 교체가 거의 없고 매장의 신선한 분위기 조성
으로 고객 구매창출을 유도한다는 MD개편의 취지는 한마디
로 물건너 간 셈이다.
의류업계는 상품 판매 유도를 위한 분위기 마련과 신규 출범
브랜드의 캐릭터에 적합한 정착지가 되어야 할 유통가에서
횡포와 이기심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번 봄 MD개편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는 양측을 십
분 이해하면서도 어려운 때일수록 적정 수수료율 채택과 물
류 비용 절감 등을 통한 공조 체계의 구축과 의식마련이 시
급하다고 관련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길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