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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텍스타일(대표 박진환)이 지난 20일 주거래은행인 제일
은행에 돌아온 어음 5억원을 막지못해 1차부도룰 내고 22일
2차부도를 내면서 최종 부도처리됐다.
텍스타일컨버터업계의 선두주자로 제 1회 한국섬유대상을 수
상하기도 했던 유경텍스타일은 업계사이에서 개발력과 마케
팅능력을 고루 갖춘 컨버터의 대표주자로 인식되어 그 파장
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유경텍스타일의 부도는 최근 IMF한파가 우리기업경제에 속
속들이 스며들고 있는 최악의 자금경색의 산물로 분석되고
있다.
엘칸토와 에바스패션에 총3억여원의 부도를 맞은 것도 부분
적인 원인이지만 은행측에서 어음할인을 급격히 제어하면서
2∼3일 간격으로 5억여원식 돌아오는 어음을 막을 길이 없었
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연말과 월말이 겹친데다 은행측이 자본율을 8%대로
높이고 대출회수를 급격히 진행하는 등의 주변환경이 악재로
작용했다.
현재 협력업체인 채권단과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간 유경은
협력업체의 피해를 우선 변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박진환 사
장이하 전임직원이 부도수습에 나서고 있다.
지난 86년 설립된 유경텍스타일은 배윤환사장과 박진환사장
의 공동대표 체제로 80년대 후반 컨버터업계 중에서도 최고
의 호황과 성장을 누린 업체로 꼽힌다.
92년 논노의 부도로 한차례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계획했던
자체사옥입주프로젝트를 철회하면서 부도파장을 마무리, 정
상화를 되찾기도 했다.
90년대 초반까지 내수패션산업의 발전과 맥을 같이하며 도약
을 거듭해온 유경은 주생산메이커인 도남모방과의 결별, 박
진환사장 단독체제로 전환하는등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미리 구입한 사옥부지가 초토세등으로 문제가 되자 자체 사
옥준공에 착수, 95년 입주한 유경은 한동안 생산과 경영등
제반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는라 초긴축경영에 들어가
기도 했다.
부실거래선을 대폭 정리하고 상장기업을 중심으로한 알짜배
기 거래선 25개사를 메인으로 자회사인 수입컨버터까지 폐쇄
한 유경은 최근 1∼2년간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특유의 개발
력과 영업력으로 선두컨버터의 위치를 지켜왔다.
비록 끊임없이 부도설이 돌긴 했지만 힛트아이템을 계속 출
시하면서 유경텍스타일의 아성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었던
상황.
그러나 연간 1백50만야드캐퍼의 유경은 생산물량조절에 있어
서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유경도 올해말을 기점으로 물량을 40%이상 줄이는 대폭적인
조정안을 세웠었지만 때늦은 감이 없지 않은데다 IMF한파가
긴박하게 진행되면서 자금압박의 강도가 기대보다 빠르고 강
력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어쨌든 유경의 부도는 패션섬유업계사이에서 다시한번 절망
과 위기의식의 확산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특히 제일모직 설계출신의 박진환사장이 컨버터 본연의 기획
개발 기능을 십분 발휘, 어패럴에게 컨버터의 입지를 제고시
키고 수입소재대체기능을 충실히 수행해나갔던 것을 감안할
때 안타까운 손실이 아닐 수 없다는 게 주위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