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紙 상임고문
“伊 섬유산업 비밀과 모델리스트 명장제도”
섬유패션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전 세계에서 섬유패션관련기술이 가장 발달되고 앞서가고 있는 국가를 하나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태리”라고 대답한다.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도 섬유패션대국이지만 그 중에서도 이태리를 1등이라고 입을 모아서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인정한다. 이태리는 의복제품 뿐만 아니라 신변잡화, 피혁제품, 홈텍스타일, 유리세공산업등 경공업예술산업에서 단연 세계제일로 평가 받고 있다. 말하자면 종합적인 패션관련 예술산업들을 잘 종합하고 융화시켜서 이것을 실소비자에게 생활상품화 시키는 패션테크놀로지 종합응용기술이 뛰어나는 점이다. 그 원동력은 로마시대로부터 그들의 선조가 남겨준 예술적 전통을 조직적으로 잘 전승시키고 또한 명장제도를 잘 발달시켜서 젊은이들이 명장제도에 도전하고 명장으로 인정서를 받게 되면 가문의 자랑으로 여기면서 자손대대로 노하우를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모델리스트가 스타일디자이너에 비해서 그렇게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패션상품기획의 프로세스에 있어서 최근 책임수주방식의 상품컨벤션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는 회사가 점차 많아지고 있고 컨벤션 개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됨으로서 차기시즌의 컨벤션용 샘플개발과 본수주후의 공업용작업지시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정한다.
대부분의 패션브랜드 회사들이 아직은 소매점이 100%로 수주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 품평회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완벽한 샘플제작과 기술개발에 보다 적극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100% 수주체제가 정착 된다면 어떤 분야의 기술자가 가장 중요해 지겠는가라고 질문한다면 모델리스트가 1등이라고 답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완벽한 샘플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은 모델리스트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차기시즌의 유행흐름을 반영한 정확한 원단소재와 입체재단에 의한 완벽한 원형개발이 잘 되지 않으면 결코 잘 팔릴 수 있는 좋은 옷이 나올 수도 없고 옷을 착용하고 나서도 부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됨으로서 그 브랜드의 이미지는 결과적으로 점점 나빠질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샘플제작을 100% 완벽하게 차기시즌을 위하여 준비하려면 우수한 모델리스트가 확보되고 샘플제작을 위한 기술자가 확보 되어야 하고 장인급의 모델리스트를 충분히 갖춘 디자인스튜디오나 패션테크노센터를 발굴하는데 전력을 기울려야할 것이다. 장인급 모델리스트가 되려면 물론 오랜 세월에 걸쳐서 경험해 온 것을 토대로 직관력에 의해서 패션흐름을 판단하고 차기시즌의 패턴원형과 소재물성에 맞는 봉제지시를 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 재능만 믿고 작품을 제작하다가는 큰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으므로 끊임없이 패션정보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신소재정보와 마케팅흐름에 대한 정보도 마스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델리스트로서 명장급(이태리에서는 마에스트로급)의 대우를 받으려면 CAD, CAM에 대한 기술습득도 필수과제가 되고 있다.
CAD에 의한 패턴원형을 개발하고 이것을 실제로 패션용지에 자동으로 옮기고 입체재단으로 선을 보정시켜주는 일련의 작업에 달인이 되어야한다. 완벽한 작업지시서를 작성하고 신기술이 봉제생산부분에 전수 될 수 있도록 특종미싱과 봉제분아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또한 봉제기능공이 작업을 할때 원래의 디자인 의도대로 나왔는지 감독할 수 있어야한다. 모델리스트는 패션정보흐름과 패턴원형개발과 본 생산 작업능률을 높이는 삼위일체의 기술능력을 보유하고 셈플제작과 메인생산의 모든 기술과 품질을 책임지는 전문직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위한 방법 중의 1번이 명장 급의 모델리스트를 많은 숫자로 육성하고 업계에서는 이들이 훌륭히 자랄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주는 일이다. 노동부의 산업인력공단이 실시하고 있는 명장제도를 더욱 발전시켜 명장이 되면 자손대대로 존경을 받고 자랑스러운 인간승리의 표본이 되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