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멕시코 등 중간 생산기지 활용
對일본·호주·캐나다 의류 수출 큰 이득
한국은 미국, EU 등 큰 소비시장을 가진 대부분 국가들과 FTA를 맺었으나 원산지 규정으로 인해 완제품 수출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TPP는 중간 생산지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역내 수출 효과가 있어 섬유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의류의 경우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장이 FTA라는 양자간 협정을 통해 모든 빗장이 열려 있는 셈이므로 TPP 참여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5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관련 국민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관심사는 농수산물 분야에 집중됐으나 섬유 산업을 포함한 제조업종에 대한 사항도 다뤄졌다.
섬유업종은 TPP에 참여할 경우 우리나라가 베트남과 멕시코를 중간기지로 삼아 미국 및 일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시장을 개척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봉제 기반이 살아 있는 베트남과 멕시코에 한국산 원사 및 원단 등 원부자재를 수출하고 여기서 완성품을 만들어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우회루트를 개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패션브랜드사 진출이 미약한 미국의 경우 동남아와 중남미에 진출한 의류 벤더 기업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장 쉐어를 확대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완성품보다는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섬유산업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업에도 긍정적 효과가 클 수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할 경우 수출에서는 자동차, 석유정제품에 이어 섬유류가 이득을 보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FTA지원센터 주성호 과장은 “중국과 일본의 중간재 수출 비중이 각각 40%, 50%대 수준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 비중이 훨씬 높아 TPP로 인한 중간재 수출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관건은 베트남 같은 국가에서 한국산 원부자재를 사용해 만든 의류를 미국 등 타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 특혜가 주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주성호 과장은 “이 부분에 대한 다자간 협의가 진행중이나 멕시코 같은 국가는 이미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해 이에 반발하고 있다”며 “조건부 찬성이라는 의견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도 對베트남 수출을 고려할 때 TPP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