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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어드바이스]청문회와 패션의 두얼굴
[패션어드바이스]청문회와 패션의 두얼굴
  • 한국섬유신문 /
  • 승인 1999.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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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옷 로비 사건으로 온나라가 발칵 뒤집힌 이후 지난 24일 청문회장에 급기야 「앙드레 김」이라는 디 자이너가 증언대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16일 자신의 서울 신사동 의상실에서 연씨 에게 투피스와 블라우스를 판매한 사실이 밝혀져 증인 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가 원하든 안원하든, 이번 청 문회는 그가 명실공이 이나라의 연예인급 스타라는 사 실을 증명해 줬다는 것이다. 독특한 말투에 트레이드 마크인 흰색 재킷에 흰색 바 지. 거기에 언제나 진한 화장기... 「촌스럽고 유치하다」는 일각의 비난도 없는 것은 아 니지만, 패션계의 상징으로서의 그의 존재성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긴장감이 팽팽한 청문회장에서도 확실히 그는 남달랐 다. 애써 평범한 의상을 입고 나온 다른 증인들과 달리 눈 과 입술 등에 색조화장까지 하고 기름을 발라 넘긴 헤 어스타일로 출두한 그는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청문회장 의 분위기와 묘한 부조화를 연출해 내기에도 충분했다. 어쩌면, 그의 수난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것이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증인 선서시 『예명말고 본명을 대라』는 법사 위원장의 요구로 뜻하지 않게『김봉남』이라는 본명을 밝히면서부터 이야기는 이상하게 빗나가기 시작했다. 첨단을 걷는 그의 차림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토속적 인 이름과 두드러지는 말투때문인지 심문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의원들은 「김봉남씨」라는 호칭을 자주 썼 고, 그는 이를 애써 못들은 척 외면하거나, 「앙드레 김」이란 예명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등, 너무나도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면과 고소를 금치못할 촌극이 꼬 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것이다. 코미디보다 더 재미있는 증언 한편, 26일 시청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서비스코리아 (MSK)에 따르면 연정희, 이형자, 배정숙, 정일순씨 등 4명의 핵심증인이 모두 출석해 대질심문을 벌인 25일의 국회청문회 평균시청률은 KBS-1TV의 경우 13.4%였다 고 한다. KBS의 청문회 첫날 오전 오후 시청률 평균이 6%대였 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이는 다소 무미건조하고 지리하게 이어졌던 첫날이나 둘째날과는 달리 제각각 입장이 다른 4명의 증인들간에 치열한 설전과 공방전이 벌어졌던 데다 일부 증인의 ` 튀는’ 행동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던 것. 특히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는 사투리가 섞인 억양에 다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언동과 행동으로 시 청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정씨의 증언을 본 많은 시청자들은 “국회 청문회에 나 와서 저런 식의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정씨 덕분에 따분한 청문회가 코미디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여 정일순씨 는 또한번 뜻하지 않게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국회 청문회라는 장소에 전혀 어울 리지 않는 옷차림으로 출석한 정씨가 비교적 감정자제 를 잘하는 다른 증인들과는 달리, 여과없는 감정표출을 서슴지 않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킨 것 같다” 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로 사람들의 눈과 귀는 한꺼번에 그에게로 모여졌기도 했다. 민망한 급소 건드리기 아무튼 옷로비 청문회장은 문제의 핵심이 어떻든지 간 에 우리 사회가 생각하는 패션에 대한 이미지와 고정관 념 그자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자리이기도 했다. 마치「패션이란 물인지 불인지 모르고 덤비는 골빈 사 람들의 머니게임」과 같은 뉘앙스로 매도하는 언론의 시각이나, 국회의원들의 장난감처럼 희화되는 장면들은 차마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한쪽은 너무나 지나친 패션성때문에 수모를 겪었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패션과는 전혀 동떨어진 행동으로 별스러워 보였던 이번 청문회는 어떤 의미에서 그들에 게 치명적인 급소강타일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앙드레 김은 검찰조사에서도 수사관들로부터 “검찰에 조사받으러 오면서도 그런 차림이냐”는 핀잔 까지 들었다고 한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를 「거칠게」 다뤘다고 하 는데, 의상실 현장조사 때 「이회창 총재 부인 한인옥 가 우리집에 자주 온다」고 말한 「괘씸죄」에 걸린 탓 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상 앙드레김 자신은 이 기회를 단순히 최고의 PR장소정도로 생각했을 뿐인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환상을 깨버리려는 듯이 고의적으로 반복되는 본명에 대한 이야기, 말투와 행동 에 대한 지적, 라스포사 정일순씨의 행동에 대한 세세 한 묘사등 모두 진정한 패션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여과없이 일반인들에게 비쳐지고 있었다. 국민적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어야 엄밀히 말해서, 옷로비 의혹사건의 진실 규명과 패션에 대한 ‘희화’나 매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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