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55여명의 ‘2015S/S’ 컬렉션과 함께 한 패션피플들의 잔치가 끝났다. 서울패션위크가 열린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33개 브랜드가 서울패션페어에 참가했다. 서울패션페어에서는 일대일 바이어면접과 페어부스의 옷을 보고 찾아오는 바이어 면담이 이어졌다.
서울패션위크가 열리는 동안 페어부스는 한산해 보였다.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 보는 패션쇼만큼 패션페어가 활발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패션페어의 한 참가자는 “해외바이어와의 면담이 일대일로 이루어져 좋았지만 선호하는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 브랜드업체와 바이어가 서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주최 측에서 충분한 선호도 조사와 브랜드의 성격을 파악해 바이어를 연결해 줄 것”을 부탁했다. ‘K-패션’으로 세계5대 패션위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패션페어가 더욱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중론이다.
/정정숙 기자 [email protected]
■ ‘SONO drs’ 최데레사 대표
“홍콩 쇼룸 계약에 기대”
최데레사 디자이너는 2006년 제일모직의 온라인 편집몰인 ‘일모 스트릿 닷컴’으로 ‘소노디알에스’(SONO drs) 를 런칭했다. 서울 청담동에서 부띠크로 시작, 구두, 핸드백, 여성복, 남성복 등이 포함된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다. 소노디알에스는 런칭 후 주로 미국 명품 쇼핑몰 길트(gilt.com) 등 해외마켓을 대상으로 활발한 수출을 전개하고 있다.
무용을 전공한 최데레사 디자이너는 “독학으로 패션을 공부하고 서완석 명장에게 패턴을 배웠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최 디자이너는 올해 서울패션위크에서 ‘Self-Reflection’을 컨셉트로 표현했다.
드레이핑과 커팅을 다채롭게 활용한 2015 S/S 컬렉션에서 코튼, 레이온, 텐셀 등 섬세하고 패브릭에 그레이, 블루, 올리브 그린처럼 세련된 컬러를 더해 깔끔했다. 빳빳하게 툭 떨어지는 코튼 톱이나 셔츠에 블랙 트레이닝 팬츠를 매치하거나 볼륨을 살린 스커트를 스타일링 하는 식으로 실루엣의 변화를 주어 룩에 생동감을 주었다.
최 대표는 “이번 컬렉션을 본 바이어들이 남성복에 관심이 많았다”며 “디자이너쇼룸에서 10여개 넘는 팀과 미팅을 했고, 홍콩에 있는 쇼룸과 계약을 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정숙 기자 [email protected]
■ ‘런던클라우드’ 이수현 디자이너
“브랜드 알리는 계기될 듯”
맑고 깨끗한 7,8월 런던의 하늘과 구름의 다양성, 부드러운 촉감을 모티브로 만든 런던클라우드(London clou:D)는 ‘2013S/S’시즌에 런칭했다. ‘2015S/S’ 시즌에는 마카롱처럼 겉이 단단하고 반짝이지만 안은 작은 충격에도 부서지는 다른 감촉의 융합과 충돌을 표현했다.
이수현 디자이너는 매 시즌 양면적이면서 부서지기 쉬운 소녀 감성으로 옷을 디자인한다. 이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에는 소프트한 볼륨과 은은한 배색, 편안한 저지와 린넨, 코튼 소재 등을 함께 사용해 몸의 편안함도 함께 추구한다”며 마카롱에서 영감을 받은 재미있는 프린트도 런던클라우드의 감성으로 여성복에 담았다.
이수현 디자이너는 서울 동대문 롯데피트인과 명동의 편집매장 코카롤리앤튤립 2곳과 두산타워 신진디자이너 존에 입점해 있다. 11월에 일본과 파리 등의 쇼룸에 입점할 예정이다. 내년 세계적인 패션 박람회인 파리 ‘후즈넥스트’(WHO’S NEXT)에 참가한다.
이수현 디자이너는 “서울패션위크에서의 페어는 런던클라우드 브랜드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앞으로 신진 디자이너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정숙 기자 [email protected]
■ ‘수리’ 김수림 디자이너
동양적 실루엣 쿠웨이트 바이어 만족
수리(XOORI)는 동양적인 느낌의 드레시한 원피스를 만드는 김수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이다. ‘수리’의 2015 S/S 컬렉션 컨셉은 ‘우드랜드’이다. 스팽글 패턴으로 숲 모양을 표현했고 소재의 느낌과 컬러는 이끼에서 영감을 받아 웅장한 숲을 표현했다. 이번 페어에서 ‘수리’는 총 12곳과 미팅을 진행했다. 드레시한 옷들과 국내 셀럽들이 착용한 덕분에 중국에서 오더와 구매가 이루어졌고 가장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수림 디자이너는 “쿠웨이트 바이어는 예상했던 반응과 다르게 더 과하고 창의적인 오트쿠튀르 드레스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며 “그 바이어가 쿠웨이트 왕족에게 드레스를 파는 분이었다. 현재 바잉 단가는 협상된 상태며 왕족에게 제 드레스를 입혀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말했다.
처음 여의도 IFC몰에서 참가했던 서울패션페어는 구조적으로 접근이 힘들었던 반면 DDP 페어장은 접근이 쉬워 만족한다. 바이어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말을 걸어 미팅을 잡는 노하우도 생겼다고.
김수림 디자이너는 “모든 브랜드는 쇼룸을 이용하고 미팅룸에는 제품 배치를 해주며 필요한 인력을 제공해준다는 간담회의 브리핑과 실제 현장 상황이 달라서 힘들었다”며 “제품을 들고 미팅룸과 페어장을 왔다 갔다하는 등 아수라장이었기에 바이어들과 쇼룸에서 미팅을 다시 잡았다”고 개선사항을 지적했다.
/김예지 기자 [email protected]
■ ‘로켓런치’ 우진원 디자이너
첫 참가지만 참여에 의의
로켓런치(ROCKET X LUNCH)는 10대 후반부터 30대를 아우르는 컨템포러리 캐주얼로, 2010년도에 런칭한 우진원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로켓 런치’의 2015 S/S 컬렉션 컨셉은 디자이너가 몰디브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을 모티브로 삼았다. 몰디브의 바다와 산호초지대, 다양한 바다 속 생물들과 컬러를 위주로 컬렉션 디자인을 선보였다.
‘로켓런치’는 총 일본, 홍콩, 영국 등 총 7개국의 바이어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일본은 아이템만 셀렉하고 영국은 23일 쇼룸으로 찾아와 다시 미팅을 하기로 하는 등 실직적인 주문은 없었지만 참여에 의의를 두고 만족한다고 했다. 우진원 디자이너는 “홍콩 바이어 중에서 저희 브랜드 전 컬렉션 옷들도 다 알고 있고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좋은 반응을 받았다”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번 페어는 주최측에서 초청한 바이어들과의 비즈니스미팅과 페어장으로 직접 찾아온 비초청 바이어들과의 현장미팅으로 이루어졌다. 우진원 디자이너는 “바이어 매칭은 좋았지만 페어장으로 바이어들의 발걸음이 흐를 수 있는 동선확보가 부실했고 부스룸의 크기도 너무 작았다”며 “컬렉션 쇼를 하는 브랜드들만 우선시하고 저희는 밑반찬같은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는 부스 참가 업체들을 고려해 함께 비즈니스 미팅룸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예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