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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과 질시 즐기는 억대연봉의 ‘패션천재’
업계 최초 디자이너 출신 경영인…ASK·DOHC 올한해 또다른 신화 창출
“소설 쓰지 마세요. 진실해야 통해요”
맞다. 거짓을 말하고 싶은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러나 그가 너무나 드라마틱해서 진짜 소설같은 것을 어쩌리.
동양화과를 나와 헤어 메이크업 디자이너의 경력과 늦깍이 유학길에서 돌아와 월급 70만원짜리 ‘왕따’에서 억대 연봉의 몸값을 구가하는 ‘전문경영인’으로의 석세스 스토리가 그렇다.
온갖 이전투구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이바닥에 처음 발을 디뎠을때 그는 보도 듣도 못한 신인이였으며, 견제하고 제거해야 할 이단아였다.
그의 말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그가 바라보는 미래에 대해 아무도 믿지 않았다. 발상과 전략의 차이를 이해하려 들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비상한 머리와 끼로 똘똘 뭉쳐진 그는 지금 말 그대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도 그럴것이 레노마에서 블랙&화이트톤의 골프웨어런칭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래, ‘쿨독’ ‘스톰’ ‘보이런던’ ‘콕스’(보성)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브랜드를 속속 런칭했으며, 그것도 내놓는 족족 대박의 행진이였다.
그가 치는 사고(?)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초대형급임을 사람들이 깨달았을 때 그는 이미 관련업계의 스카우트 대상 1위가 되어 있었다.
히트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그냥 동물적으로 알아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누가 날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요. ”
감성과 스타일은 영락없는 디자이너이지만 숫자에도 능한 그는 확실히 마케터와 경영인 그리고 디렉터등 몇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특별한 인물이다.
기획과 컨셉. 영업,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에 그의 눈과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가 하나라도 체크를 소홀히 하면 마치 소금이 빠지거나 재료가 달라진 요리처럼 전체가 틀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한가지 일에만 매달리진 않는다. 신기하게도 그냥 보면 안다는 것이다.
생각은 많지만, 결정은 항상 명쾌하다. 일처리도 그만큼 빠르다.
혹자는 그가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한다. 자신에게는 물론, 타인에게도 엄격한 그는 정의가 아니면 결코 타협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의와 규범을 벗어난 방종도 쉽게 용서치 않는다.
그점에 있어서는 스스로도 인정한다.
그러나 위선과 거짓, 눈속임이 아닌, 진짜가 통하는 사회만이 양질의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안다.
진실하고 영리하기가 어디 쉬운가.
아마도 이는 그가 추구하는 미의식의 일부분인지도 모른다.
시샘하고 모함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그는 언제나 자유롭다.
나름대로 그 감정의 파편들을 스릴로 즐길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업계최초의 디자이너 출신의 경영인으로서 서울 패션인상을 수상하는날. “오늘은 정말 디자이너 같지 않다” 는 말에 “왜요?” 라고 그가 되물었다.
그냥 마치 옷을 잘 갈아입은 것처럼, 오늘은 그에게 “경영인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어울리는 날”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