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브랜드 육성·인프라 구축 앞장
불황에도 디자인 개발 투자…‘R&D 경영’귀감
男캐릭터 ‘제스’ 볼륨화
‘라인오어서클’ F/W런칭
대중적 남성복도 제안
“디자인 개발을 통해 외국브랜드 보다 우수한 남성 브랜드를 만들겠다”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제스인터내셔날’ 한종철 대표는 R&D(연구개발)경영의 중요성을 화두로 던졌다.
최근 불어 닥친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제스인터내셔날’은 디자인이 우수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시장지향의 상품화에 치중하는 국내 패션시장에서 이런 노력들이 외면 받을 수도 있지만 디자인 개발을 멈출 수는 없다는 것이 한종철 대표의 지론.
“전문가가 안하면 안 되는 것이 패션 기업이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도 안 된다”며 “제조에서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모든 것을 아우르는 노하우와 안목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 즉 패션에 대한 통찰력이 중요하단다.
‘제스’는 07 F/W부터 올 S/S 까지 총 6회에 걸쳐 서울컬렉션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45개 유통망에서 250억 원을 목표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 마친 디자이너 신규 런칭 브랜드 ‘라인오어서클’ 패션쇼에서는 프랑스 등 해외 바이어들이 별도상담을 요청했을 정도였다.
한 대표는 박성철 디자이너와 10년 넘는 신뢰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디자이너와 경영자간의 의견차이를 해결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믿고 맡긴다’는 간결한 답을 줬다.
“시장 반응에 따라 모든 것이 변화되기 때문에 누구의 의견도 해법이 되지 않는다. 대표가 ‘하지마라’ ‘해라’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방향이라고 본다”
이러한 경영방침은 ‘퀄리티 높은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사전포석’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우리나라 서양 복식 히스토리는 짧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메이지유신 등을 통해 100년 이상 먼저 서양패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이와 아울러 많은 정부지원도 있어 오늘의 5대 패션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 유명 일본 디자이너들의 노력으로 그 만큼의 히스토리가 축척되어 세계시장에서도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패션기업들도 공부한다는 마인드로 투자를 당연시 하고 기반을 다져야 한다. 수입브랜드의 유통도 중요하지만 대기업에서 앞장서 인프라를 구축해 토종브랜드 디자인 개발을 통해 세계 속 경쟁 우위를 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패션비즈니스는 도발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조망해야 하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이고 있다.
‘라인오어서클’은 기존 ‘제스’ 매장에서 ‘샵인샵’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또 백화점에서 편집샵으로 일부 전개시켜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독특한 디자인의 캐릭터성이 강점인 ‘라인오어서클’이 시장에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지만 성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천천히 전개하면서 우선적으로 젊고 디자인에 민감한 매니아층을 공략하겠다”
매장 규모가 작더라도 단독으로 진행하지만 가장 이상적이고 안정된 ‘샵인샵’을 통해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의지다. 가격대는 ‘제스’가 펼치고 있는 수준에서 50%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라인오어서클’은 젊은층을 겨냥해 트렌드를 적극 반영, 핏감과 디테일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해외수출에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유럽과 일본 등지에 쇼룸을 설치해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제스’는 볼륨화에 주력하고, ‘라인오어서클’은 디자이너의 감수성이 느껴지는 디자인 브랜드로 키울 예정이며, 향후 대중성이 있는 또 다른 새로운 남성복 브랜드를 런칭할 계획이다.
국내 패션 히스토리를 쌓기 위해서는 뒤를 잇는 후배들도 절실히 필요하다며 여행을 통해 시각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여행을 즐겨하는 한 대표는 “패션에 대한 공부도 중요하지만 여행을 많이 다니면 세계적인 모티브를 패션에 접목시키는 안목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며 디자인 측면에서 “유럽여행을 많이 다녀 문화, 환경, 건축물 등 다양한 것을 보고 직접 느껴보라”고 조언한다.
한 대표의 직원 사랑 또한 각별하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통해 따뜻함을 추구하지만 철저한 교육에도 신경 쓰는 등 세심함도 잃지 않는다. 형식적으로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흐름이나 사회적인 현상을 직접 스크랩하거나 메모해 두었다가 일대일로 토론하며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한 대표가 추구하는 패션에 대한 가치는 고객들이 실망하지 않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남성복 시장은 불황기에 가장 소비가 줄어드는 복종으로 ‘신라면’과 같이 경제적으로 경기를 재는 척도로 사용될 때가 많은 것 같다. 그 만큼 시장 규모가 크고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향후 경기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2벌 구매할 것을 1벌 산다고 해도 우리는 그 1벌을 최대한 우리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게 디자인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다. 실속 있는 가격의 제품 보다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고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향후 글로벌 패션강국 한국을 기원하는 한 종철 대표의 희망 메시지는 국내 패션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든 패션기업들이 설립시절의 초심을 잃지 않고 힘든 상황을 극복해 버티어 간다면 한국패션도 외국보다 앞서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수많은 노력 속에서 ‘제스인터내셔날’의 도전이 타브랜드와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작은 부분이나마 한국패션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