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니’ 직수출 루트 뚫고 전략적 소재 개발 체제로
 “독창성과 신소재를 이용하는 순발력이 중요”
지난 2월 ‘텍스월드 파리(Texworld Paris)’ 전시회의 한국 기업 전시장. 길게 잘 빗어넘긴 머리에 세미 정장 차림의 이태리 남성 바이어 한 명이 한국의 화인텍스타일 부스에 들어섰다. 김종성 사장은 젠틀 하지만 스타일리시한 차림으로 보아 여느 디자이너 정도로 알고 그를 맞았으나 그의 명함을 보고 깜짝 놀라 재차 그의 이름을 물었다.
그는 세계적 체급의 이탈리아 패션 기업 아르마니 꼴레지오네(Armani Collezioni) 수장인 다니엘 파트루노(Danniele Patruno) 사장<윗 사진 좌측>이었다.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에이전트 없이 이태리 아르마니 그룹과 직수출 루트를 개척한 화인텍스타일 김종성 사장의 이태리 시장 정복 1년 개척담.
▲첫 만남이 뜻밖이었다는데
다니엘은 이미 8명의 자기네 디자이너에게 자신이 방문할 업체를 고르도록 해 놓고 왔더군요. 우리 회사는 1년 동안 독일, 파리, 뉴욕, 상하이 등 해외 전시회를 6번 정도 참가하는데 직접 아르마니 그룹 계열 사장이 찾아와서 놀랐습니다. 아르마니는 이런 전시회에 안 나오기 때문에 진짜 맞냐고 몇 번을 물었어요. 다니엘 사장도 기업 부스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하더군요.
▲그간의 진행 과정은
그 동안 2010년 소재 개발을 위해 우리가 제시한 샘플이 18가지 정도 되는데 거기서 9가지가 채택됐습니다. 그 중 30데니아를 사용한 나노 필라멘트 고밀도 직물이 있는데 이게 일본산이 야드당 15불입니다. 우리는 샘플을 제시하고 7불을 불렀어요. 아르마니측은 오히려 일본제품보다 퀄리티가 뛰어나고 소재를 변형한 독창성에 놀라더군요. 이 제품은 그 동안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썼는데 내년부터 우리 회사 제품으로 전부 바뀔 겁니다.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내년은 메인 오더가 들어가는 첫 해입니다. 스타일당 12000~15000미터 정도가 납품 될 텐데 아마 200만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보다 내 후년이 기대됩니다. 다니엘 사장이 말했어요. “한국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이정도 인줄 몰랐다. 앞으로 한국 업체들의 아르마니 원단 납품 비중을 50%, 많게는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우리 회사는 아르마니와 개발센터 역할을 담당하는 전략적 제휴를 논의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어떤 부분을 인정받았나요
독창적인 소재 개발 능력을 가장 높이 평가한 것 같습니다. 아르마니 같은 경우는 절대 남이 쓰는 것을 카피하지 않기 때문에 독창성을 매우 중시합니다. 우리 회사는 1년에 적게는 5백에서 많게는 1천개까지 스타일을 개발합니다. 그러다 보면 말만 들어도 완성된 원단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언제 어디서 개발한 신소재 원사를 어떻게 쓰면 되겠다는 구상이 나옵니다.
▲한국이 앞으로 원단 공급기지로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아르마니 경우는 지금까지 전체 원단의 50%~70%를 일본에서 가져다 썼습니다. 이걸 전부 한국에서 사가겠다고 했어요. 다니엘 사장은 처음엔 한국 제품이 일본이나 유럽 제품을 카피 뜬 중국보다 조금 나은 수준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제품을 보고 생각을 싹 바꿨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물량을 우리가 다 납품할 수는 없습니다. 아르마니측이 우리 업체들에 전향적 의사를 가진 만큼 우리는 세계적 원단 소재 흐름을 파악하고 창의성이 가미된 제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 말고 다른 한국 기업들도 고급 이태리 원단 시장을 개척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종성 대표 프로필
▲1986. 경북산업대학 섬유공학과 졸업
▲1986~1990. 태평염직
▲1992. JS 화인텍스타일 설립
▲2001. 한국섬유대상 수출부문(개발) 수상
▲2009. 2월 Giorgio Armani와 R&D 센터 체결
▲2009. 서울대 패션최고경영자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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