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피스트리 그룹이 카프리 그룹을 인수하려던 시도가 끝내 무산됐다. 두 기업은 미국 핸드백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대표적인 경쟁사로 지난 10월 말 미국법원은 반독점법에 따라 이들의 인수합병계약을 차단한 바 있다. 당시 두 회사 모두 항소의사를 밝혔으나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서로 최선의 이익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코치, 케이트 스페이드, 스튜어트 와이츠먼의 모회사인 럭셔리 패션 그룹 타피스트리는 마이클 코어스, 베르사체, 지미 추의 소유주인 카프리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거래액은 약 85억 달러(약 11조 8660억 원)에 달했으며 75개국에서 운영되는 강력한 럭셔리 하우스를 설립하려는 의도였다.
양사의 인수합병은 일본과 EU에서 승인을 받았고 2024년 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미국 시장 감시 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들이 합병할 경우 시장 역학과 공정한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카프리와 타피스트리는 여러 럭셔리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특히 핸드백 부문에서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다. 만일 거래가 성사되면 이들은 2023년 합병 지침에 명시된 30% 임계값을 넘는 시장 점유율을 점유하게 된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이번 인수가 각 브랜드 간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가격정책, 마케팅, 소매 판매 및 노동력 측면에서 소비자와 직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임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타피스트리가 할인율과 도매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합병 후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2017년 케이트 스페이드를 인수할 때 사용했던 전략이다.
결국 지난 10월 미 법원은 “클레이튼 법 제7조를 위반하여 접근 가능한 고급 핸드백 시장에서 경쟁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연방거래위원회의 가처분 신청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