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기고] 부의 진화, 보이지 않는 것에 매겨지는 가치
[오피니언기고] 부의 진화, 보이지 않는 것에 매겨지는 가치
  • 박창규 교수 /
  • 승인 2024.12.30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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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력 있는 한민족, 계엄사태도 극복할 것
토지·매출·주식·가상자산, 부의 법칙 진화
산업화, 디지털화로 무형의 가치 중요해져
2025 푸른 뱀의 해, 대박의 행운 가득하길

2025년 푸른 뱀의 해,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온다. 특히 조선말 산업화에 뒤졌던 대한제국이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지 120년이 된 해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지금 우리는 당시 수서양단(首鼠兩端, 구멍에서 머리를 내밀고 나갈까 말까 망설이는 쥐라는 뜻으로, 머뭇거리며 진퇴나 거취를 정하지 못하는 상태를 이르는 말)의 어리석음을 극복하고, 근면과 성실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한국의 경제는 2024년 10월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1조 8699억 달러로 세계 12위이며, 1인당 GDP는 3만 6132달러(세계 29위)로 일본을 추월했다. 

비록 미국, 러시아, 중동 등 해외의 정세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국내 상황이 불안정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저력이 있음을 믿는다.

어쨌거나 불과 100여 년의 산업화 과정에서 가치의 개념과 부자들의 변천사가 무척이나 재미있다. 산업화 이전 인류는 수천 년간 부자가 되는 확고부동한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산출물은 땅이나 바다 등 자연에서 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왕이든 귀족이든 땅을 많이 차지하는 자가 부자였고, 그것이 힘이었다. 이때 모든 가치는 쌀, 보리나 철, 구리, 소나 양 등 눈에 보이는 것들에 매겨졌다.

산업화가 일어난 후, 자본가들은 공장을 지어 대량생산을 한 후, 이를 전 세계에 팔아, 매출(이윤)을 낸다. 이때는 많이 만들어 많이 파는, 즉 ‘매출’이 많은 자가 부자였다. 카네기, 포드, 월마트, 코카콜라, 나이키, 한국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브랜드 기업들이 부자들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가치는 눈에 보이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매겨지는 매출에 비례했다. 이런 가치는 시간과 땀에 비례하는 매우 정직하고 순수한 방법이다. 

iStock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포드는 2023년에 약 1,762억 달러의 매출을 냈다. 테슬라는 고작 6개 모델로 약 968억 달러의 매출을 냈는데, 이는 포드의 1/2에 불과하다.

그런데 2024년 12월 24일 현재 포드의 시가총액(기업가치)은 약 393억 달러이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35조 달러이다. 테슬라의 가치가 포드의 3배가 훨씬 넘는다. 눈에 보이는 정직한 매출로는 설명이 안 된다.

이러한 이유는 바로 ‘주식’ 때문이다. 주식은 제품이나 매출, 영업이익같이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가치를 매기지 않는다. 미래 비전, 성장 가능성, 오너십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들을 더해 가치가 정해진다.

주식의 역사는 1602년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에서 시작했지만, 실제 주식으로 부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지는 대략 1970년대 이후부터이다. MS의 빌 게이츠,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등은 다 이런 방식으로 거대한 무형의 가치를 창조한 주식 부자들이다.

그런데 최근 한가지 수단이 더 등장하고 있다. 바로 ‘가상자산’이다. 이는 주식보다 더 혁신적이다. 아예 제품이나 매출 등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도, 백서(White Paper)에 담긴 꿈 꾸는 세상, 그리고 이를 실행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만으로도 가치를 부여받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 420억 달러로 전 세계 자산 중 7위에 올랐다. 이는 사우디의 아람코(석유), 은(silver), 테슬라를 훨씬 웃돈다. 이런 꿈을 꾸며 활성화 중인 가상화폐가 1만개가 넘는다. 

산업화와 디지털화를 거치면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땅에서 매출로, 주식으로, 이제는 가상자산으로 변화하고 있다. 모두 다 가치 있는 일이다. 땀으로 일구는 눈에 보이는 가치를 수확하는 일은 정직하지만 느리다.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매기는 주식이나 가상자산은 빠르고 크지만, 위험이 크다.

분명한 것은 이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매기고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이런 건전하고 정상적인 투자나 시도를 사행성 도박으로 치부하고 외면할 수만은 없다.

새해에는 땅으로든 매출이든, 혹은 주식으로든 가상자산으로든 대박 나는 행운이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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