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델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다.
인형과 같은 아름다운 외모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독특한 개성과 좋은 성격, 그리고 성실함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그야말로 건전한 멀티 탤런트적 이미지.
전문인으로서 모델직은 이미 꿈많은 틴에이저들에 있어 선망의 대상으로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한때 모델은‘남보다 예쁘다’는 사실만으로 프로의식이 다소 결여되어 있거나 정신적으로 미숙해도 용서받을 수 있는 마네킹의 연장선상적인 의미에 불과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누가 뭐래도 패션모델은 그들의 지성과 독자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이른바 21세기형 캐리어군단으로서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그 위치의 실현을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자신이 가정이 있는 유부녀임을 떳떳히 밝히기도 하고, 출산을 하고 나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모델들도 있을만큼, 그 생명도 길어졌으며, 30~40대의 전문 모델로 롱런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이고 있는 만큼, 패션의 장르도 다양해졌다.
물론, 그 화려함의 뒤에는 패션모델 자신의 피를 토하는 노력과 열정은 물론, 그 재능을 발견하고 육성해 갈 수 있는 전문 트레이닝 기관의 전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모델들이 표면적인 아름다움만으로 승부를 내는 것이 아닌, 철저한 자기관리와 직업의식, 그리고 국제매너까지 제시해야 하는만큼, 오늘날의 모델 프로모션사업은 그 중요도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패션산업의 최일선에서 전통적으로 클래식하고 안정된 기획방향으로 17년간 활약해 온 모델센터의 도신우 회장을 만나, 21세기형 패션모델산업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안녕하십니까. 60~70년대 톱 모델을 경험하셨고, 패션 모델 프로모션사업에 투신한지 적지않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간, 많은 이벤트와 컬렉션을 거쳐 오면서,‘패션’이라는 직업에 대해 상당히 애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패션의 접합점이라는 면에서, 모델의 과거와 현재를 들려 주십시오.
▲주지하다시피, 60~70년대는 패션의 여명기라서, 모델이라는 직업 역시 그만큼 어려운 시대였습니다.
‘헝그리 정신’이 필요했던 만큼, 모두가 열심히 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던 시절이였다고 할까요.
그러나 80년대 경제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여성복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의 부밍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패션관련의 사업도 급격히 다양해지기 시작했죠.
모델센터가 설립된 것도 84년 9월이니까 소위 패션의 팽창기에 탄생한 셈이죠?
70년대 오뜨꾸뛰르 정장 위주의 시장에서, 캐주얼, 스포츠, 아우트도어 브랜드가 많이 나타나면서 자연히 모델들에게도 수많은 개성이 요구되기 시작했던 때이기도 했죠.
사실, 비교하면 한이 없지만, 당시와 지금의 모델들은 신체적인 사이즈가 변했다는 것은 물론이고, 직업의식도 상당히 다릅니다.
보다 전문적으로 대쉬한다고 할까요.
거기에 특히 남자 모델지망생들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특이할 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양적으로 늘긴 했지만, 뚜렷하게 캐릭터를 갖고 자신을 발전 시켜 나갈 수 있는 인재의 발굴면에 있어서는 요즘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왜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러니겠죠.(웃음)
―음… 그렇군요. 새삼스러운 질문이지만, ‘패션 모델’이라는 직업을 어떻게 정의하면 좋겠습니까.
▲‘모델(MODEL)은 사전적으로 ‘모범’이나 ‘규범’이라는 원뜻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패션모델에 한정해서 말한다면 ‘디자이너의 작품을 모델이라는 변호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재판을 받는다’는 의미가 정확할 것입니다. 그정도로 자기 자신을 한껏 죽이면서, 디자이너의 의도와 작품의 의미를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주는 모델이 그야말로 프로중의 프로라고 할 수 있겠죠.
―일부에서는 패션모델을 하나의 매개로, 방송국이나 연예계에 진출하려는 지망생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패션계에는 전문 모델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 아닐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죠. 아직까지 패션계의 주변환경자체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디자이너가 모든 것을 다 도맡아서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은, 작품을 기획하고, 거기에 맞는 모델을 골라 훈련시키는 작업을 너무도 어렵게 만들때가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보는 것은 패션모델도 마찬가지 일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안타까운 것은, 뭔가 탤런트적 기질을 인정받고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뭔가 사명감을 갖고 자신이‘패션모델’임에 자긍심을 느끼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는 패션모델이라는 자신의 출신성분을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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