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 개관 5주년 기념
5일 ‘소싱더월드-역사적 테피스트리의 재해석’ 개최
세계 자수의 寶庫 ‘정영양자수박물관’은
텍스타일 지식과 이해를 돕는 교육의 장
자수와 섬유예술 견인하는 세계적 센터
세계적인 독창성 자랑하는
섬유작가·현대미술가 초청
8월14일까지 70여일간 전시
▲ 정영양 박사 | ||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자수박물관은 중요한 문화유산인 동시에 지
▲ 정영양자수박물관 내부 전시 전경. 휘황찬란한 자수제품이 박물관을 빛내고 있다 | ||
자수는 제작된 시기의 기술과 사회 경제적인 상황을 뚜렷이 담아내는 역사적인 산물이다. 한마디로 정영양자수박물관이 한국 섬유산업에 던지는 의미는 이같이 심오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자수가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의 척도가 되는 예술품이기 때문에 예술의 전반적인 형태에 대한 감상과 흥미를 유발시킨다. 텍스타일 디자인이 비주류 예술이라는 기존 인식을 없앤 계기가 된 셈이다.
정영양자수박물관은 국제적으로 활동하던 정영양 박사와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표방한 숙명여자대학교 문화전파와 맞물려 탄생했다. 바로 섬유 디자인과 창의적인 한국 텍스타일 산업의 세계화가 정영양자수박물관 개관으로 이어진 것이다. 자수박물관엔 정영양 박사의 학문적 연구를 뒷받침 했던 유물과 고대와 근·현대에 이르는 전 세계의 진귀한 자수제품이 휘황찬란한 자수 예술을 뽐낸다.
정영양 박사는 동양 자수의 정체성과 역사를 작품 활동과 학술적 연구를 통해 정립시킨 인물로 꼽힌다. 그는 자수수집과 함께 전통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정신을 그의 작품을 통해 표현하는 등 역사적 재현과 문화적 이상을 촉진시키는데 일생을 바쳤다.
정 박사는 최초로 자수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한편 한국의 예술성을 세계에 알린 선구자적인 인물이다. 또 섬유산업의 발전을 짊어진 후학들을 위해 섬유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미국에서 학업을 시작한 정 박사는 서양과 동양 자수를 연구하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 았다. 그리고 고대로부터 비롯된 자수예술을 통해 섬유예술의 전통성에 확신을 얻었다. 그는 “선사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사람들은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고, 개인적인 느낌과 욕망을 표현하고, 종교적인 이상과 신념을 강화시키기 위해 바늘과 실, 붓과 물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낡기 쉬운 옷감은 사람의 생애보다 더 오래 남아있다는 것은 드물지만, 프랑스 남부의 라스코 동굴벽화나 돈황 막고굴의 불교회화부터 고구려 무덤 벽을 장식한 그림까지 역사시대부터 현존해온 텍스타일은 공통적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정 박사는 “이번 전시전은 자수와 관련된 유물을 통해 연구 및 디자인 창조의 모티브를 찾고, 한국의 텍스타일 산업과 접목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세계화 실현을 위해 개최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세계적 유물과 회화를 접목한 작품들을 수없이 발표하면서 자수산업이 섬유산업의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력이라는 것을 알려오는데 앞장서 왔다.
정영양자수박물관은 인류 문화를 살펴볼 때, 최고 업적 중 하나인 텍스타일에 대한 대중적 지식과 이해를 높이는 교육의 장이다. 이는 정영양자수박물관이 세계적 예술가의 작품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시하는 이유다. 박물관은 또 전시와 더불어 대중 대상 프로그램을 개발해 섬유 예술 분야의 비교문화적인 교류정신과 서로 다른 문화가 예술적으로 연계되는 풍요로운 인간생활을 제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정영양자수박물관의 소장품으로는 기원전 4~3세기로 추정되는 견사자수가 놓인 청동거울을 비롯 현대 자수품에 이르기까지 총 망라돼있다. 또 종교복식, 갑옷, 병풍, 혼례복, 의자, 황실 복, 흉배 등 중국자수와 일본을 비롯한 세계 자수품들로 꾸며져 있다. 박물관의 광범위한 소장품은 전 세계 섬유 예술을 발전시킨 기술과 양식의 문화 교류를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박물관에는 부대시설로 전시장, 도서관, 유물 보존 처리실과 정영양자수박물관 텍스타일 스터디센터, 강의실, 동시통역이 가능한 470석 규모의 강당 등 자수와 섬유 예술 연구를 이끄는 세계적인 센터로 주목받고 있다.
/김효진 기자 [email protected]
[■정영양 관장 서문]
Sourcing the World
◇존 에릭 리스=자신만의 고유한 비전을 창조하기 위해 다양한 세계 문화들로부터 영감과 아이디어를 끌어낸 ‘존 에릭 리스 ’는 동양적 텍스타일 작업으로 국제적으로 명성 높은 현대 섬유예술가다. 수년 동안 고전적 텍스타일과 관련된 물건들에 대해 연구하며 1976년부터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 걸쳐 작품을 전시했다. 세부 묘사에 뛰어난 색의 정교한 그라데이션 기법과 음영법을 사용, 테피스트리가 완성된 후 금사·진주알갱이·크리스탈 구슬 또는 산호를 가지고 표면을 장식한다. 이러한 기법은 직물구조의 세심한 표현의 테피스트리 작가로 특별한 기술을 지닌 아티스트이자 미술계를 대표할 만한 지성인이다.
Dreaming a New World
◇카렌자=감명 깊고 도발적인 구성을 창조해 내는 ‘카렌자’는 라틴아메리카 정신이 살아있는 정교화 된 테크닉을 지닌 화가다. 새와 사슴을 의인화한 재미를 갖춘 형상부터 환경의 혼돈을 반영하는 몇 개 작품까지 다양하다. 자연에 대한 균형감 있는 표현은 우리 삶의 거울이자 예 언이기도 하다. 그의 이상적인 풍경화는 고요함 속 자연과 정신적인 명상 환경을 반영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을 보면 민감하고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위협을 은유적이지만 명확하게 캔버스에 옮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