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 정부 압박 수위 높아질 듯
“국책섬유연구소 설립을 통해 융복합섬유 및 수퍼섬유, 스마트섬유 등 차세대 섬유개발을 위한 원천기술개발능력을 키워야 한다.” (노희찬 섬산련 회장)
“게릴라식 화섬원사 가격 인상으로 직물업계가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탄력적인 인상조정안이 필요하다.” (박상태 직수조 이사장) “만성적인 생산인력난을 타개할 외국인 근로자 도입확대와 인력교육과 공급기능을 맡을 중계센터를 가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 (김해수 염색연 회장) 국내섬유업계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섬유업계 현안과제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강도 높게 요청했다. 지난 18일 오전 8시 팔래스호텔에서 최중경 지경부 장관 및 섬산련 노희찬 회장,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이동수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섬유패션업계 수출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섬산련 노희찬 회장과 이동수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회장은 나란히 섬유 국책연구소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지원을 당부했다. 연구소다운 역할과 개발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또 스트림간 협력사업과 관련, 신소재 및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지원을 위해 현재 331억 원 예산을 500억 원 규모로 확대해 줄 것을 건의했다. 무분별한 화섬원사 가격인상 행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상태 이사장은 “석유화학 업계와 화섬업계, 직물업계의 상생관계가 평형을 잃고 있다. 영업 이익률이 ‘빈익빈 부익부’ 구조를 갖고 있을 만큼 직물업계가 큰 고충을 겪고 있다”며 “원료가격의 설득력 있는 인상과 화섬원사의 탄력적인 조정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업계는 지난 2월과 3월, 석유화학(TPA, PX) 업계와의 동반성장 건의서를 제출하고 화섬·원료·원사·직물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성과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 최선을 다해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지경부가 통상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일부 참석자들 지적에 따라 섬유업계가 추가적인 대정부 압박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패션산업 글로벌화 및 고급품 생산기반 구축 지원, 인력난 해소 등에 대한 건의도 이어졌다. 원대연 패션협회장은 “숙련집약형 패션산업 육성방안에 대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글로벌 패션지원센터 건립을 통한 해외전략 지역 시장 진출 거점 마련과 고부가가치 수출 확대 지원”을 요청했다. 인력난과 관련, 김해수 염색연 회장은 산업 현장 실수요를 반영해 외국인 고용한도를 현재의 4만8000명에서 8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내국인 고용규모별 외국인 고용가능 인원 확대를 건의했다. 국회 비준이 늦어지고 있는 FTA에 대해 패션소재협회 이영규 회장은 “한·미, 한·EU FTA의 조속한 발효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한·중 FTA는 국내 섬유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최대한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정부측은 대부분 사안에 대해 ‘검토 중’ 또는 ‘여타 사안과 함께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현재 업계가 처한 상황에 안이하게 대처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최근 들어 섬유업계는 두 자릿수 수출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인력난, 염색 원부자재가 폭등 및 품귀현상, 화섬원사 폭등으로 인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염색연합회 김해수 회장은 회의 직후 “염색업계의 상황과 여건이 벼랑 끝인데도 사안의 중대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동수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장은 “스트림간 협력사업, 원사가 안정, 태광 증설 문제, 인력난 타개 등에서 지경부의 답변이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향후 지경부의 대책마련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이라며 시급한 사안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특히 섬유국책연구소설립과 염조제 가격 폭등 및 품귀현상에 대해 지경부가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추가적인 대정부 압박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한편 지경부는 이날 회의 안건과는 별도로 ‘2011 섬유패션산업 지원 대책’을 내놓고 연구개발(R&D)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 6월까지 ‘산업용섬유발전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11월까지 동대문과 이시아폴리스를 패션특구로 지정,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영관 기자 [email protected]
정기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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