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화섬社 가격파괴에 경종…PEF 감산 나서야
업계, 화섬社 가격파괴에 경종…PEF 감산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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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멸 부르는 밀어내기식 원사판매 더 이상 말라”
매월 초·말 원사값 널뛰기…수요업계 무한경쟁만 초래


“뭐 화섬업계가 원사 값을 지킨다고요. 소가 웃을 일입니다. 메이커마다 매월 말경에 이르면 팔지 못해 안달하는데…. 이는 5월 말에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기다리기만 하면 할인된 가격에 반드시 오퍼가 옵니다.”

딱 1개월 전, 본지 4월29일자 3면에‘PEF 나일론 원사가 상반기 인상 없다’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이후 기자가 실수요업체들로부터 들은 말은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원사메이커가 되려 원사가격파괴에 앞장선다는 반응들 때문이었다.

화섬 원사 밀어내기식 판매가 또 도마 위로 올랐다. 최근 각 화섬업체마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을 받아 원사재고가 늘어나자 각 사 상황에 따라 원사 값이 월 초·중반 오퍼 가격과 매월 말경 오퍼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는 등 소위 널뛰기 경쟁에 빠졌다. 널뛰기 원사가격은 당장 직·편물 수출시장에 가격 요동이라는 빌미를 부를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화섬업계가 앞장서 수출가격 질서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는 것이다.

밀어내기는 과잉공급 상태에서 빚어지는 피 터지는 제살깎기식 경쟁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 후유증은 2000년 대 중반 화섬업계의 구조조정으로 불거졌다. 지금 화섬업계가 밀어내기식 판매 상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 이의 유혹에 빠져드는 악수를 놓고 있는 것이다.

국내 PEF 시장이 가격파괴경쟁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현재 국내 PEF 시장은 월 6만t을 겨우 넘기는 공급 상태다. 밀어내기 판매의 주체는 레귤러 PEF SD시장이다. 레귤러 PEF 시장은 차별화 원사와 함께 직·편물 믹싱용으로 사용되는 주력 원사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직·편물업체들의 가격경쟁력 발휘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직·편물 수요업계는 각 화섬업체들의 오퍼가격을 밝히지는 않지만 뉘앙스는 복불복, 즉 선택의 여지가 많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그 만큼 싸게 살수 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과 같다. 이는 마음만 먹으면 경쟁업체보다 직·편물 수출가격을 후려칠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도 가능하다. 원사업계가 국내 수요업계를 가격파괴의 무한경쟁의 장으로 내모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일반적으로 원료 제조업체는 경기가 나빠 재고가 쌓이면 감산을 하는 수순을 밟는다. 그런데 국내 화섬업계는 예나 지금이나 감산보다는 가격파괴에 더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여 왔다. 아직 경기불황의 골이 깊지 않다는 판단도 뒤따랐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지만 문제는‘장난스럽게 던진 돌멩이이지만 맞은 개구리는 죽는다’는 것이다.

지금 감산보다 밀어내기식 판매로 한 순간을 견디자는 화섬업계의 기류는 이 속담과 딱 들어맞는다. 더 기막힌 것은 이로 인한 부메랑이다. 가격파괴식 밀어내기 판매는 필연코 직·편물업계의 무한경쟁을 부를 수밖에 없다. 직·편물업계가 죽으면 원사업계는 어찌되나. 답은 감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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