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어드바이스] 세계가 모르는 최고와 나르시즘…유수연기자
[패션어드바이스] 세계가 모르는 최고와 나르시즘…유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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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음식점 주인의 자기만족 비후스테이크와 육계장, 그리고 짜장면과 햄버거에 이 르기까지 거의 모든 음식을 취급한다는 고급레스토랑이 있다. 「자신이 최고」라고 늘 주장은 하고 있지만,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가게는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도 없이 언제나 파리만을 날리고 있었다. 주인은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데, 왜 손님이 없 는지 항상 의문이였다. 하루가 지겨운 종업원들도 삼삼오오 모여 의미없는 불 만을 토로하는 것이 일과였다. 게다가 주인의 말할 수 없는 속앓이가 깊어질수록 이야 기는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튀기 시작했다. 그것은 스시도 취급하고, 떡볶이와 냉면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만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겠다는 것으 로, 만약 이를 비난하거나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 신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인정하겠다는, 특유의 카리스 마적인 자세로 모두의 입을 막아버리기도 했다. 당연히 이 가게의 맛과 질에 대한 진실한 평가는 어디 에도 없었고, 주인은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이 자기만 족만을 위한 메뉴판의 갱신만을 거듭하고 있었다. 한국패션이라는 메뉴판 마찬가지로 「한국의 패션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이 보이지 않 는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컬렉션이 고전예능이나 테크닉 경연이 아니라는 관점에 서 본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더더욱 빈궁해진다. 어떤 외국기자는 일련의 패션쇼를 보는 동안 알 수 없 는 집념같은 것만을 느꼈다고 했다. 이말은 각 디자이너마다의 캐리어나 기술적인 면, 그리 고 실력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고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그것을 외부에 전달 할 수 있는 편집방법에 있어 뭔가 잘못이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일리가 있는 것이, 외국인에게 한국컬렉션 체계를 설명 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다. 다시말해서 여기저기 밥상은 많지만, 뭔가를 일목요연 하게 제시할 수 있는 메뉴판이 성립되어 있지 않는다는 것은 물론이고, 당연히 손님의 관심을 끌을만한 일품요 리도 없다는 것이다. 물론, 패션 디자인 활동 자체는 그를 인정하는 사람들 의 견해에 따라 가치가 있거나 없거나 한다. 또한, 반드시 최고의 소재를 쓰고, 최신 트랜드를 접목 시킨 톱디자이너의 작품이라고 해서 늘 감탄을 하거나 감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의미에서 같은 재료를 어떻게 요리하고 제시하느냐 에 따라 손님의 질이나 자세가 달라지듯, 우리 모두가 진정 변화를 원한다면, 뭔가 새로운 구심점을 통한 통 합과 재편집으로 한국패션을 알기 쉽게 제안하는 일대 수술이 단행되어야 할 것다. 물론, 자칭타칭 최고만이 존재하는 이바닥에서 이런 기 초문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이 최고」라는 그 근거없는 자신 감이, 전체를 보지 못하게 하는 시행착오의 원인으로 작용 되고 있음을 깨닫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 현실이 다. 제2DC세대 우스운건 요즘은 어딜가도 「최고」다. 너도나도 최고를 말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생각하지 만, 그런 사람일수록 남에게「하찮고 시시하다」는 상 처를 서슴없이 주면서,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는 너무도 떳떳하게 비난할 수 있는 특권도 갖은 듯하여 황당할때 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것을 우리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일종의 기득권자들 이 휘두르는 무언의 폭력이라는 불쾌함으로 비웃어 넘 기면 그것으로 그만일 것이다. 그러나, 뒤를 보면 새로운 런너들은 있는 것이며, 전세 계 어디에서고 통용되지 않는 최고는 이미 의미가 없 다. 패기있고 활기찬 요즘 스트리트의 열기를 보면, 젊은 세대가 이끌고 나갈 한국패션의 미래와 함께, 패션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얼마나 현명해지고 있는가를 느끼 게된다. 그런의미에서 「최고」라는 타이틀 거창한 컬렉션보다, IFUN이나, 프리미에르, 그리고 G&G그룹과 같은 신인 들의 참신함이 몇백배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그들의 진지함은 아직 전면에 나오고 있지 않지만, 제 2DC세대의 탄생과 태동을 꿈꾸게 하는 매개체임이 분 명하다. 따라서 진정 이사회가 건강하다면, 그들의 장점을 인정 하고 키워줄 수 있는 인정과 여유, 그리고 새로운 메뉴 판은 절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보고 배울만한 지침이 없고, 저절로 고개가 숙 여지는 선배도 없이 그저 똑같은 독불장군과 안하무인 만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바닥의 생리라면, 그것은 지 금 자신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명백한 책 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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