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밀라노에서 파리로 이어진 2009년 춘하 멘즈 컬렉션. 4일간 90여개의 브랜드가 런웨이 무대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트렌드의 발신에 힘을 쏟는 밀라노와는 달리, 파리는 크리에이션 넘치는 컬렉션인 만큼 작품 자체도 다채롭고 연출도 화려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현대사회에 사는 다양한 남성들을 위해 실용적인 일상복을 만드는 경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모양은 기본에 가깝지만 가볍고 릴렉스된 무드의 옷들이 많았다.
밝고 신선한 색감과 여성용으로 많이 쓰이는 얇은 소재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에너지 절약 지향적인 의미로도 이러한 옷들이 여름만이라도 유행하면 재미있을 듯 하다.
한 디자이너는 “클래식한 옷에 밴드(고무)를 밖아 부풀린 양감을 내어 가벼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하 기도 했다.
지금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모양이나 소재가 극도로 얇다는 것이다. 재킷은 심지를 빼서 소프트하게 마무리한 것이 많았고 게더가 들어가 있었다.
여성적인 소재나 수법을 쓰면서도 기장이나 색의 밸런스 때문인지 오히려 정열적이고 씩씩하게 보인 모델들도 있었다.
‘드리스 반 노튼’ 이 넓은 회장에 엔틱카를 진열하고 클래식한 스타일로 회귀한 작품을 어필했다. ‘입 생 로랑’은 디자이너인 스테파노 필라티가 감독한 7개의 쇼트 필름을 필요했다. 영국의 배우 잭 휴스턴이 망상적인 영상안에서 입 생 로랑의 옷을 입고 컬렉션 테마인 ‘현대에 있어서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연기했다.
‘루이비통’ 은 아름다운 연보라색 스테이지 주변으로 워킹을 선보였다. 누구나 갖고 있을 것 같은 베이직한 옷에 쿨한 신선함과 릴렉스감을 더했다. 심플한 티셔츠에 코튼 팬츠, 그레이의 울수트에는 구두의 러버 벨트만이 엑센트였다.
‘요지 야마모토’ 는 다양한 사이즈의 사람이 멋있게 입을 수 있는 의상을 자신만의 분위기로 우아하게 디자인했다. 모델도 키가 큰 청년에서부터 작은 체구의 소년, 중후한 모델까지 다양했다. 몸이 좋은 흑인 모델이 마시다 만 페트병을 포켓에 넣고 등장했을때는 실제의 가드맨이 실수로 무대에 선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테일러드 재킷의 가슴부분에는 자수풍의 스티치나 레이스를, 소매에는 이니셜로 “join”, ”shall we?”등의 문구를 새겼다. 요지 야마모토는 “더 행복해져도 되지 않을까? 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코멘트했다.
‘디올 옴므’ 는 테일러드 재킷에 절개를 넣거나 블루종에 극도로 얇은 나일론지를 사용했다. 옷에 바람을 통하게 하여 엘레강스한 경쾌함를 표현했다. “최근의 패션은 어둡고 차갑고, 너무 모범적이다. 본래의 즐거움을 복귀시키고 싶었다” 디자이너 크리스 밴 어쉬의 코멘트였다.
글·사진 유덕제 논설위원 [email protected]